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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우등상, 민주당 노력상, 한나라당 평가유보"

시민단체들 대선자금 2차 실사 끝내

4백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02대선유권자연대의 선거자금 실사를 담당하고 있는 '대선자금 시민모니터단’은 11일 오전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을 각각 방문해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각 당에서 사용한 대선자금에 대한 실사를 벌여 그 결과를 12일에 언론에 공개했다.

모니터단은 지난 4일 1차 대선자금 실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기존 관행을 장부에 적용해 1주일간 사용한 선거자금 총액의 일부만을 공개했으나, 이번 2차 실사에서는 1차 실사에 비해 3당 모두 상당히 보완된 자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빙자료 미비 등 문제점은 여전했다고 모니터단은 평가했다.

각 당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법정선거비용 외에 정당 활동비가 추가된 지난 2주간의 대선자금 총액은 한나라당이 2백40억8천9백63만여원, 민주당이 2백503억9천9백11만여원, 민노당이 8억1천10만여원이다.

선거자금 총액이 각 정당 스스로 인터넷으로 공개한 금액과 액수가 다른 것은 인터넷 공개자료가 현금지출에 한정된 것인데 반해 각 당이 대선유권자연대에 제출한 자료는 미지급금(외상)과 가지급금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선연대가 2차 선거자금 실사 후 밝힌 각 당별 선거자금 사용의 구체적인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한나라당**

▲증빙자료 미비 - 74억원에 이르는 방송연설비용에 대한 계약서와 증빙서류가 없음. 방송광고제작비 15억원이 계약서만 있고 견적서가 없음. 신문광고의 경우 제작비 일체의 증빙자료가 없음. 발전차, 영상차, 무대차등 약 9억원 임대관련 일체의 증빙자료가 없음. 홈페이지 관련 보수비 증빙자료도 없음. 홍보물, 인쇄거래 관련 금액 약 29억원이 계약서 없음.

▲후보유세비용 외에 선대위원장, 후보부인, 박근혜 유세단, 2002 새물결 유세단 관련 유세비용 없음.

▲ 후보 버스 및 후보 유세차량 비용은 무대차 1대 외에 비용 없음.

▲선거자금 지출의 특성과 타당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가지급금이 전혀 기재되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려움.

▲2주간 사용된 후보유세비용 총액이 1천6백만여원으로, 이는 민노당보다도 5백만원이 적은 금액이다.

***민주당**

▲증빙자료 미비 - 1차 실사에서 증빙자료의 미비로 보완을 요구했던 홍보영상물제작비(3건), 로고송 제작비 계약서 등 기초적인 증빙자료 미 첨부.

▲가지급금의 정산미비 - 가지급된 시도지부, 각지구당 지원금 및 유세단 활동비, 대통령후보 전도금 등에 대한 가지급금의 정산이 선거운동의 특성상 이루어지지 않아 구체적인 지출내역과 증빙자료를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확인할 수 없음.

▲신문광고 제작비용은 미확정 금액이라는 이유로 증빙자료 없음.

***민노당**

▲1백만원 이상 지출임에도 불구하고 세금계산서를 첨부하지 않음

▲가지급된 유세단 활동비와 차량유지비는 정산없이 주기별로 지급하고 있음. 이에 따라 유세단 활동비의 구체적인 지출내역과 증빙자료를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확인할 수 없음. 구체적으로 11월 27일부터 12월 9일까지 유세단 활동비 1천5백만원, 유세단차량유지비 3백만원 미정산.

위와 같은 시민모니터단의 지적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14일, 12일까지 관련 자료를 보완해서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시민모니터단은 각 당이 추가로 재출하는 자료를 3차 실사 결과와 함께 최종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2차 실사에 대해 대선유권자연대의 한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민노당은 지난번과 같이 큰 지적사항이 없는 상태였고 민주당도 시민단체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자료준비에 애쓴 흔적은 보였다”고 평가하고 “지적사항이 많은 한나라당도 이번 주말인 14일까지 보충자료를 보내기로 한 만큼 각 당에 대한 평가는 그때 더 정확하게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연대의 다른 관계자는 “시민모니터단이 발표한 지적사항의 숫자나 실사내용을 읽어보면 어느 당이 가장 건실하고 어느 당이 문제가 있는지를 시민들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공식적인 평가는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민주노동당은 우등상, 민주당 노력상, 한나라당 평가유보 상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측 책임자로 장부실사에 참석했던 최연희 의원은 “옆에서 지원해주는 지역유지가 쓴 것 등은 실제로 파악이 힘든 경우도 있고 박찬종 의원이나 박근혜 의원이 지원유세를 나가도 다 자신이 자발적으로 비용을 대기 때문에 영수증 등의 구비가 힘들며 누락된 서류들은 예를 들면 유세차량도 다른 당처럼 차량자체만 지원을 하지 않고 기름까지 넣어서 나가는 등 기제나 지출방식이 다른 점이 있어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미비하다고 지적을 받은 점은 곧 자료를 보낼 예정”이라며 “실제 선거전에서 쓰는 비용은 민주당보다 훨씬 타이트하다”고 덧 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실사에 당 인사로 참여했던 신승근 보좌관은 “우리는 노 후보가 먼저 공개하자는 협약체결을 민주노동당보다도 먼저 했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신 보좌관은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 “우리가 지적당한 것은 선거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긴 가지급금영수증 누락 정도고 지출액수는 정직하게 밝힌 반면 한나라당은 아예 지출자체를 누락한 불성실신고를 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민주노동당보다 적게 쓰고 그 액수가 하루에 백만원 수준이라는 것을 누가 믿겠냐”고 반문했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대변인도 “한나라당이 우리 당보다 유세비용을 적게 쓰고 있다는 것을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하고 “현실정치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선거공영제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양당 모두 우리 당보다 투명한 회계를 할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집권을 포기하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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