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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과 극장사업은 한지붕 두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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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과 극장사업은 한지붕 두가족

[노종윤의 영화정석]

한국영화의 제작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손익분기점이 높아지고 있으며, 수익 규모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쓰여지는 제작비는 장르에 따라 다르지만, 10년 전만 해도 멜로영화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남녀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해도 순수 제작비가 15억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그 두 배의 제작비가 투여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거기에 특수효과 및 액션까지 첨부된다면 순수 제작비는 40억이 넘어버린다. 그래서 제작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순수 제작비가 40억이 넘고 광고, 홍보비용으로 15억 이상을 쓰면 총투자 규모는 약 60억 정도가 된다. 그러면 극장에서 200만 명 정도의 관객동원을 해야 하는데, 200만 명의 관객동원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5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해야 한다. 몇 년 전만 하여도 2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면 대박흥행은 아니지만 흥행영화 대열에 들어갔는데, 요즘은 본전치기했다고 하니 영화제작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최근 한국영화 산업구조 합리화 추진위원회를 만든 영화제작 관계자들은 극장 및 배급사를 상대로 한국영화 부율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배급과 극장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들이 전부 대기업들이기 때문에 힘겨운 논의를 제작관계자들이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극장 관련 회사들은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수동적인 태도만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영화는 극장상영을 통하여 얻어진 총 매출에서 극장측이 60%, 영화사측이 40%로 분배하며, 외국영화는 극장 50%, 영화사 50%로 분배하기 때문에 분배방식에서 한국영화가 많은 불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왜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차별된 것일까?
사진은 이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을 밝혀드립니다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박정희 정권시기인 70년 초까지 한국영화는 성장시기였지만, 유신 이후로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외국영화에 관객을 빼앗긴 한국영화는 상영관조차도 빼앗기면서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래서 영화인들은 정부를 상대로 한국영화를 위한 제도를 요청하였는데, 이것이 스크린쿼터이다. 그러나 극장입장에서는 한국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는 것이 별로 반갑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무적으로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했기 때문에 극장 측에서는 자신들이 손실을 안는 조건으로 영화사에 40%만 제공하는 부율 방식을 택하였다. 또 이 당시에는 극장 측에서 개봉하는 영화에 대한 광고비도 부담을 했는데 외국영화는 흥행이 잘되니 부율도 50%, 광고비 부담도 50%를 극장측이 책임을 지고, 한국영화는 부율은 60%, 광고비 부담도 60%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광고비는 매체 광고비이기 때문에 많은 금액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요즘은 모든 광고비와 홍보비에 대해서는 영화사가 100%를 책임지기 때문에 극장측에서는 도리어 부담률이 줄었으며, 외국영화보다는 한국영화가 관객동원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극장 측에서는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도리어 유리한 입장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극장 측에서는 영화제작 관계자들의 부율조정에 대한 요청에 대해 문을 닫고 있는 입장이며, 대화 창구도 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외국영화 수입사들에게 한국영화 부율을 외국영화와 동일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기 때문에 외국영화도 한국영화와 동일한 부율로 조정하겠다고 통보까지 하였다. '한국영화 산업구조화 추진위'에서는 영화사들만의 이익을 위하여 부율을 조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영화 제작비 상승과 마케팅비용의 상승으로 한국영화에 투자하는 투자사들의 손실폭이 높아질 가능성과 이로 인하여 자금이탈 현상을 방지하고, 더 좋은 한국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기 위하여 다양한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려는 것이다. 그 중에서 먼저 오랫동안 관행처럼 행해온 극장 부율을 개선해보자는 것인데 도리어 극장 측에서는 자신들의 이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현재 전국의 스크린 수는 1800개가 넘고 있다. 흥행성이 높은 영화가 개봉 주에 상영되는 스크린은 평균 300개 이상이다. 그리고 상영일수는 예년보다 줄어들고 있다. 상영관이 많아지는 현상으로 영화 한편의 평균 스크린 수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한국영화의 편수는 증가되어야 하며, 극장 측에서는 더 많은 영화를 상영해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편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해도, 손익분기점이 넘는 편수의 비율은 증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결과적으로 영화제작 수익률은 적자로 돌아설 것이고, 이로 인해 영화제작을 위한 투자자금은 이탈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한국영화의 편수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현재 극장에서 이익이 높은 영화는 한국영화다. 스크린쿼터와 한국영화의 높은 관객동원력으로 극장에서는 할리우드 메이저회사들의 횡포를 막아낼 수 있었고, 도리어 작품을 선별적으로 상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컨텐츠보다 유통망인 극장의 파워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크린쿼터도 축소되고, 한국영화의 위상도 줄어든다면 결과적으로 극장들은 컨텐츠 수급을 위하여 할리우드 메이저회사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러면 시설투자에 막대한 투자를 한 멀티플렉스는 할리우드영화를 상영하는 전용관으로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극장사업은 한국영화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또한 극장사업의 성장으로 한국영화 시장도 활성화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영화와 극장사업은 같은 울타리에 있는 현실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서로 나누었을 때, 오랫동안 좋은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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