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의 부상 낙마로 아드보카트호의 원톱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은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는 한 명이 독주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타일이 서로 다른 선수들이 상황에 따라 번갈아 경기에 나서는 방식으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정통 '타겟맨' 스타일로는 '작은 황새' 조재진(일본 시미즈)이 거론되고 있고, 셰도우 스트라이커 스타일로는 '골든 보이' 안정환(독일 뒤스부르크)과 '한국 축구의 희망' 박주영(FC 서울)이 떠오르고 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 "우성용 천거할 것"**
이런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우성용(성남 일화)의 대표팀 합류를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영무 위원장은 17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우성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우성용은 2004년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뛴 경험도 있고, 서른세 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K리그에서 득점 1위를 하고 있다. 우성용은 성남 일화의 원톱으로 헤딩과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다. 흠이라면 기동력과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191cm의 장신 스트라이커인 우성용은 헤딩력이 뛰어난 선수로 독일 월드컵에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축구계의 평가가 많았다.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경기에 뒤지고 있을 때나 우리 팀의 공격이 자주 상대 수비에 막힐 때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우성용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빈 공간 만드는 능력 탁월한 '작은 황새' 조재진**
이영무 위원장은 또 다른 정통 '타겟맨' 조재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조재진은 몸싸움이 강한 선수다. 전지훈련 때 이동국 다음으로 많이 조재진을 원톱으로 기용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재진이 안정환에 비해 경험은 부족하지만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조재진의 강점은 무엇보다 전술 소화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조재진은 페널티 박스에서 좌우 움직임이 좋아 빈 공간을 많이 만들어내는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조재진에게 '작은 황새'라는 별명이 붙여진 이유도 최전방에서 수비수가 예측하기 힘든 움직임을 보였던 '황새' 황선홍(현 전남 코치)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서다.
***설기현 원톱 기용은 '글쎄'**
그러나 이 위원장은 윙 포워드 설기현의 포지션 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설기현은 과거에 원톱을 본 경험이 있다. 설기현은 상대 수비를 등지고 하는 스크린 플레이를 잘 하고 파워가 뛰어나다. 하지만 원톱은 볼 키핑 능력이 뛰어나야 하고 움직임이 좋아야 한다. 설기현은 계속 윙 포워드로 뛰었기 때문에 원톱으로의 위치변화는 좀더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 위원장은 안정환에 대해 "2002년 월드컵 때 원톱으로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간에 다소 부진했지만 안정환이 최근 경기에 출전한 것은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주나 다음 주가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박주영, 골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이 위원장은 이어 "박주영은 FC 서울에서 최전방 공격수를 맡고 있다. 전지훈련 때도 윙 포워드를 보다가 이동국이 교체될 때 가운데로 들어가서 원톱으로 뛴 경험이 있다"며 박주영의 원톱 기용 가능성도 거론했다.
박주영은 최근 K리그에서 다섯 경기째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등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대표 시절 박주영을 지도했던 박성화 전 감독은 이런 점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 전 감독은 "주영이가 슬럼프에 빠졌다는 얘기를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와 관련이 크다는 생각이다. '골을 꼭 넣어야겠다'는 압박감이나 부담감을 털어내는 일이 주영이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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