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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연대 무산, 각자 제 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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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연대 무산, 각자 제 갈길로

날개접은 철새 '막판 짝짓기' 눈치보기 시작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 21', 민주당 후단협, 자민련, 이한동 전 총리의 4자연대가 무산되고 각자 제 갈길을 찾기 시작했다.

'통합21'은 내달 5일 독자 창당을 선언했고, 후단협은 탈당후 독자 교섭단체 구성으로 목표를 바꿨다. 자민련은 행동통일을 하되 어디로 갈 것인지는 대선 막판까지 더 두고보기로 결정했으며, 이한동 전 총리 역시 독자창당을 선언했다. 4자연대가 눈독을 들이던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 복당을 공개 거론하기 시작했다.

***'통합 21' 내달 5일 목표 독자창당 추진**

22일 4개 정파 내부에서 불거져 나온 목소리는 한결같이 통합신당 무산 쪽이었다.

특히 '통합21'측은 통합신당 논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판단, 4개 정파 대표가 참여하는 통합논의 방식을 중단하고 독자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면서 현역의원을 개별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오는 30일 서울 올림픽 펜싱경기장이나 내달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신옥 창당준비위 기획단장은 "4자연대라는 것이 당초 정 의원의 대선후보 추대를 전제로 한 것인데 엉뚱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4자가 모이는 형식의 회의는 불필요하며, 다만 후단협과의 연대 논의는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이한동 전 총리측에 대한 `배제' 입장을 시사했다.

통합21은 핵심 관계자들간 내부회의를 거쳐 이같은 입장을 정리, 정 의원과도 의견 조율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후단협, "나가자니 몇 안되고, 있자니 노 후보와 안 맞고"**

난감해진 것은 후단협 쪽이다. 후단협의 박상희 의원은 22일 "후단협 의원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정 의원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긴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일단 대선승패와 관계없이 건전 야당이라도 할 수 있도록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곽치영 의원은 "정 의원측에서 지지율이 높으니 가만히 있어도 다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나 큰 착각"이라며 "정 의원측이 도량을 발휘해 경선을 수용함으로써 후보단일화 명분과 계기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런 신념이 안 생기니 의원들이 주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집단탈당을 결의했던 경기지역 의원 9명 중 이희규 의원 등 일부 의원은 25일 이전에 우선 탈당하겠다며 동반탈당자를 규합하고 있으나, 교섭단체 구성규모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 몇명이나 동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희규 의원은 "지난번 탈당선언때 이미 정치적으로는 탈당한 것이므로, 이제와서 빼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며 "25일까지는 3명이든 5명이든 움직여야 기폭제가 되고 다음주에 2,3차 탈당의 도미노를 이끄는 계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탈당에 적극적이었던 강성구 의원 조차 "실망스럽고 전부 주춤거리고 있다"며 "당분간은 신중할 것이고, 한두명 탈당한들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등 동력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이처럼 후단협은 현재 `일단 나가고 보자'는 식의 탈당에 합류할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 가장 큰 고민이 있다. 그렇다고 그냥 있자니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다.

곽치영 의원의 "교섭단체를 만들 만큼 사람이 안되고, 그렇다고 노무현 후보와는 성향이 맞지 않아서 그렇고, 딜레마"라는 말, 이 한마디에 후단협의 현주소가 압축되어 있다.

***자민련 "일단 관망", 이한동 "독자 창당", 박근혜 "한나라 복당 가능"**

자민련은 21일 "일단 관망" 쪽으로 당론을 정했다. 4자연대 합류 움직임에 대한 지역구 의원들의 집단반발에 밀려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애초 4자연대에 적극적이었던 조부영 부총재도 22일 "이번주중 4개정파 대표자 회의를 재개할 분위기도 아니고, 회의를 연다 하더라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같지 않다"면서 "후단협 의원들의 탈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한발짝도 못나간다"고 말을 바꿨다.

이한동 전 총리측은 빠르면 오는 25일께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한 뒤 내달초 독자신당 창당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는 22일 한나라당 복당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을 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복당 문제와 관련,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다"며 "이회창 후보의 정치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저와의 신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개인적 친분이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만났을 때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제가 주로 듣는 편이고 아직 (이 후보로부터) 만나자는 제의를 받지 못했다"며 이 후보와의 만남을 희망하고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정몽준 의원측의 제휴손짓에 대해서는 "강신옥 단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라며 "그곳에 모여 있는 분의 성향대로 정책이 추진되기 마련인데 저와는 정책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암중모색기 접어들어, 막판 짝짓기 여전히 유효**

이로서 4자연대는 사실상 무효화됐고, 급류를 타던 정계개편 움직임도 정체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합집산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둔 불안한 정체상태다. 대선막판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정계재편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암중모색기의 시작이라 할만하다.

애당초 4자연대는 정몽준 의원의 높은 지지도라는 단 하나의 공통분모 외엔 아무런 연대의 근거가 없었다. 따라서 최근 발표된 몇몇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의 지지도가 미세한 하락추세를 보이자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되고 만 것이다.

또한 여론조사 결과 정 의원의 지지도는 혼자 나섰을 때와 4자연대 후보로 나섰을 때 거의 차이가 없다. 4자연대의 힘이 거의 없다는 증거다. 따라서 네 당사자 모두 각자 다른 살길을 찾아나서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지지도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느냐에 따라 정계개편의 동력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각자 교두보를 확보한 후 대선 막판 짝짓기의 파트너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 의원의 지지도가 다시 상승할 경우 '통합21' 중심으로 재결집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후단협이 분해되면서 민주당 잔류파와 이탈파의 분리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이탈파, 그리고 자민련과 이한동 전 총리의 행보는 예측불허다. 정몽준 의원 뿐아니라 한나라당행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기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새들이 날 듯 하다가 잠시 날개를 접었다. 따뜻한 남쪽 나라가 어디인지 아직 감을 못 잡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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