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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자금 수사, '경영권 승계' 수사로 급속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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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자금 수사, '경영권 승계' 수사로 급속 진전

검찰, 현대차 관련 M&A 회사 5곳 압수수색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의 칼날이 매섭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5일에는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이 있는 기업 5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특히 이번 압수수색 대상 기업의 임직원들 일부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어서 수사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검찰이 압수수색한 기업은 윈앤윈21, 윈앤윈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씨엔씨캐피탈, 문화창투, 큐캐피탈홀딩스 등 5개 회사다.

***현대차 관련 지분 거래 전문회사 5곳 압수수색…"임직원 구속할 수도"**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이날 "글로비스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단서를 바탕으로 이들 5개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채 기획관은 "구체적인 압수수색의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 주변에서는 압수수색 대상의 확대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편법 승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 수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계속 바뀌어 왔다. 처음에는 "현대차 수사는 가지에 불과하다"고 했으나, 압수수색물 분석을 통해 위법혐의 단서가 포착됨에 따라 수사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이 된 5개 회사를 둘러싼 의혹도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들 5개 회사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현대차 그룹의 한보철강 인수에 개입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현대차 관련 계열사의 지분 변동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큐캐피탈과 윈앤윈 21은 1999년 현대차가 기아차의 부품 계열사였던 위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 1999~2001년 계열사 M&A 과정 의혹 확산**

99년 현대차는 기아차를 인수한 뒤 위아의 지분 76.33%를 주당 1원에 윈앤윈21과 한국프랜지공업에 매각했고, 윈앤윈은 현대차에서 인수한 지분을 큐캐피탈홀딩스에 넘겼다. 그 뒤 2001년 현대차는 큐캐피탈홀딩스가 가진 위아 지분을 주당 100원에 다시 인수했는데, 당시 6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던 위아를 단돈 7억 원에 매입해 의혹이 일었었다. 위아는 변속기 등 정밀기계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2조6000억 원에 달했다.

브레이크를 만드는 기아의 부품계열사였던 카스코도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에 따라 현대차에 편입됐다가 정몽구 회장의 친척이 운영하는 한국프랜지공업에 58억 원에 넘어간 뒤 다시 지난해 6월 현대모비스에 257억 원에 매각됐다.

현대차는 IMF 이후 기아차를 인수하고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일부 부품계열사들을 매각한 뒤 구조조정전문회사가 이들 계열사의 채권을 매입해 다시 현대차에 싸게 되파는 방식으로 공적자금을 탕감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회사들을 통한 '비자금 조성'도 주요 관심사다. 검찰 관계자는 '넓은 의미의 비자금 수사'라고 말했다.

윈앤윈21은 현대차와 기아차에 워터펌프과 오일펌프, 실린더헤드 등 주요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지코'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납품 과정에서 장부조작 등을 통해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수사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이 어느 정도 개입했느냐의 여부다.

***비자금 조성 목적, 그룹 경영권 확보 자금 마련으로 수사 초점 모아져**

우선 검찰 주변에서는 현대차의 비자금 조성 목적에 대해 '그룹 경영권을 세습하기 위한 지분 확보 자금 마련'에 비중을 두고 있다. 특정 계열사 키워주기나 부실 계열사 편법 M&A를 통해 영업이익, 시세차익을 올려 비자금을 만든 뒤 그 자금으로 기아차 주식을 인수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또한 계열사 M&A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드러날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 대목에서 김재록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검찰이 밝혀내야 할 몫이다. 김 씨가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과정에서 계열사들을 편법으로 정리하는 방식을 '코치'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정몽구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검찰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터라, 이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다. 일부에서는 정 회장의 조기 귀국을 요구하는 검찰의 압박이라고 해석하는가 하면, 정 회장의 검찰이 압수해간 자료의 '중대성'을 파악하고 일부러 도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확실한 것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 검찰 주변의 공통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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