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가 팔레스타인 땅에 침투했다고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일 밝혔다. 지난 1월 총선에서 승리해 정부구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마스는 압바스 수반의 이같은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압바스 수반은 이날 아랍어신문 〈알 하야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알카에다가 서안 지역에 들어 왔다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징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는 않은 채 "우리는 아직 이들을 체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바스 수반은 또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알카에다가 준동할 경우 이 지역 전체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 노동당 지도자인 아미르 페레츠와의 회동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알카에다가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파괴를 목적으로 조직원을 우리 영토에 침투시킬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 군대는 이 지역에서 테러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알카에다 들어왔다면 배후는 이스라엘"**
하마스는 압바스 수반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살라 알-브르다웨일 팔레스타인자치의회 하마스측 대변인은 알카에다 침투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만일 압바스 수반의 말이 사실이라면 즉시 이 문제를 다뤄야 하며 특별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만일 알카에다가 이곳에 실재한다면 이스라엘이 그들의 배후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알카에다의 팔레스타인 침투 공방으로 자칫 미국과 이스라엘 등의 '하마스 죽이기'가 '팔레스타인 죽이기'로까지 확대되는 명분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이미 지난 2001년 빈 라덴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바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국 재무부가 하마스 지원단체들에 자금을 제공한 의혹으로 금융자산을 동결시킨 비정부단체 '카인드하츠'가 알카에다 연루 자선단체 '글로벌릴리프재단'과 연계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눈엣가시인 하마스를 알카에다와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압바스 수반의 주장에 대해 이스라엘 관리들은 지난해 가자 지구 철수시기의 혼란을 틈타 알카에다 조직원이 이집트에서 들어왔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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