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잘 걸렸다, 이해찬"

"답변태도 불손" 트집 잡아 '보이콧'…성추행 사건 '물타기'?

한나라당이 이해찬 국무총리의 '불손한'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28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한때 거부했다. 하지만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의 여파를 줄여보려는 한나라당의 '꼼수'가 아니냐는 눈총이 되돌아왔다.

***홍준표 "윤상림과 놀아났냐" 질문에, 이해찬 '발끈'**

논란은 대정부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이 총리와 법조브로커 윤상림 씨의 친분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 총리와 윤 씨가 '놀아났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이 총리는 즉각적으로 "지금 뭐라고 했냐. 나는 놀아난 적이 없다"고 발끈했다.

감정이 달아오른 두 사람은 "정치헌금을 받지 않았냐"(홍 의원), "브로커와 놀아난 적 없다"(이 총리)는 설전을 몇 차례 더 주고받았고, 서로의 말을 막고 자기의 말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언성은 점점 높아져 갔다.

이 가운데 이 총리가 "홍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적도 있지만 나는 법을 어기지는 않는다"며 홍 의원의 '전력'을 건드렸고, 그동안 "놀아났냐고 하지는 않았다"고 우기던 홍 의원도 "나는 브로커와 놀아난 적은 없다. 브로커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지는 않는다"고 받아쳤다.

홍 의원은 "대한민국 2인자인 이 총리가 윤 씨와 골프를 치는 사이인데 검찰이 제대로 조사를 할 수 있겠냐"며 총리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이 총리는 "정치적으로 무엇을 얻으려고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사임할 이유도 없고 도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또는 양심에도 가책 받을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울고 싶은 한나라당에 뺨 때린 이해찬**

이처럼 홍 의원과 이 총리 간에 험악한 설전이 오고가자 의석에 앉아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총리를 향해 야유를 보냈고, 안경률 수석부대표는 단상으로 뛰쳐나와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홍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정부 측에서는 질문이 선을 넘는 경우가 있어도 인내력을 갖고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말아 달라"며 중재를 하기도 했으나, 이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총리의 불손한 태도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의총을 소집하고 본회의장을 떠난 후였다.

이로 인해 의사정족수 부족으로 대정부 질문이 잠시 정회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의총을 통해 이날 대정부질문에 나설 의원들이 이 총리에게 강하게 어필하기로 결론을 내고 본회의장으로 다시 입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리에 없는 가운데 대정부질문을 시작한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은 "여야는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싸우라고 있는 것인데, 터진 일을 물타기 하려는 이상한 의도로 싸우는 이상한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 부끄럽다"고 '최연희 성추행 사건 물타기'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