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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 열풍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한국식 인생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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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 열풍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한국식 인생철학"

진중권 "워드 방문이 순혈주의 편견 깨는 계기 돼야"

"사람이 무슨 가축입니까? 순종 따지게."

하인즈 워드 열풍에 대해 시사평론가 진중권 교수가 쓴소리를 했다. 진중권 교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진중권의 SBS 전망대〉의 칼럼을 통해 '워드 열풍'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뒤틀린 혼혈인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계 미국인 하인즈 워드는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챔피언 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후 하루 아침에 국내 스타가 됐다. 언론들은 연일 그의 눈물겨운 성공 스토리를 다루는가 하면, 워드를 보기 위해 피츠버그 축하 퍼레이드에 몰린 미국 시민들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싣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기회를 통해 혼혈인에 대한 차별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혼혈인들의 삶은 맹렬한 태클 뿌리치며 달리는 미식축구"**

진중권 교수는 9일 '진중권의 창과 방패'라는 칼럼 코너에서 "슈퍼볼 영웅"이라는 칼럼을 통해 한국의 워드 열풍을 꼬집었다.

진 교수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워드 선수에게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해주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워드의 방한 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자는 얘기도 나오는가 하면, 국내 항공사들은 워드를 모시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진 교수는 "그와 그의 어머니가 살면서 겪어야 했던 일에 비하면 사실 그 이상의 대접도 아깝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진정으로 그를 예우하는 것은 혼혈인에 대한 사회의 차별을 철폐하는 데 있다"는 지적도 소개했다.

그는 "남들에게 삶이 100미터 달리기라면, 혼혈인들의 삶을 여러 가지 제도적, 문화적 차별을 뛰어넘는 장애물 경주"라며 "아니, 때로는 그 수준을 넘어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맹렬한 태클을 뿌리치며 달려야 하는 미식축구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검은 피부, 노란 피부, 하얀 피부 모두 한국인으로 불려야"**

그는 이어 최근 국내의 워드 열풍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일부에서 워드 열풍이 낯간지럽지 않냐는 반성이 나오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혼혈이라 해서 실컷 무시할 때는 언제고, 무슨 낯으로 이제 와서 그가 '한국인 피'라고 하느냐"는 지적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혼혈인을 차별하던 '인종주의적 옹졸함'이 미국시민까지 한국인 예우를 해주자는 '국제주의의 통 큰 마음'으로 돌변한 것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독특한 한국식 인생철학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혼혈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사람이 가축입니까? 순종 따지게"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쪼록 워드 선수의 방문이 이 땅의 순혈주의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혼혈인들이 모두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가진 한국인으로 불리는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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