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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판 타이타닉' 홍해서 침몰…1천여 명 사망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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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판 타이타닉' 홍해서 침몰…1천여 명 사망한 듯

승객 대부분 이집트인 근로자…한국인 탑승객은 없어

승객과 승무원 1500여 명을 태우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이집트로 가던 대형 여객선이 홍해에서 침몰했다. 구조작업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대부분의 승객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집트판 타이타닉'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홍해로 쏠리고 있다.

***1500여 명 탑승…185구 시신 수습·250명 구조**

이집트 해운항만청은 2일 오후 7시경 사우디의 두바 항을 출발한 후 실종된 여객선 '알-살람 보카치오 98'호가 홍해 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관영 통신 〈메나〉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되는 침몰 지점은 이집트의 홍해연안 도시 후르가다에서 약 57마일 떨어진 곳으로 수심이 최고 100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살람 보카치오 98호는 2일 저녁 두바 항을 떠나 3일 오전 3시경 이집트 카이로에서 동남쪽으로 600km가량 떨어진 사파가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바 항에서 100km 떨어진 지점에서 갑자기 레이더상에서 사라졌다. 선박이 사라지자 이집트와 사우디 해안경비대는 사고 여객선이 실종된 뒤 밤샘 수색작업을 벌였고, 사고 시점은 레이더 추적 자료 등을 통해 3일 새벽 0시에서 2시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지점을 확인한 후 이집트 당국은 즉시 구조헬기와 프리깃함 4척을 보내 사고해역 부근에서 185구의 시신을 수습하고 구명보트에 타고 있던 250여 명의 승객을 구조했다고 이집트 고위 경찰관리가 밝혔다. 영국 해군과 바레인에 주둔한 미 5함대도 각각 전함과 해상정찰기를 사고 해역으로 보내 이집트 당국의 구조·수색 자업을 지원하고 있다.

추가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과 구조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해가 지면서 어둠이 찾아온 데다 강풍과 파도 등 기상조건이 좋지 못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시점부터 시간이 점차 흐름에 따라 최종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타이타닉호의 악몽'을 연상시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 여객선에는 승객 1310명과 승무원 104명 등 1500여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중에는 사우디에서 일하는 이집트인 근로자가 12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인 99명, 수단인 2명, 시리아인 3명, 캐나다인 1명 등의 외국인이 탑승했다고 〈AP〉가 보도했다. 또 사고 선박에는 차량 220여 대도 실려 있었다.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탑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악천후로 인한 사고? 무리한 개조로 인한 인재?**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사고선박이 출항 당시 사우디 서부 사막지역에서 모래바람이 심하게 불고, 홍해의 파도가 높았다며 기상악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상이 안 좋은 상태에서 산호초에 부딪혀 침몰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사고 선박의 노후화와 무리한 개조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사고 선박은 길이 118m, 폭 24m의 파나마 선적으로 1971년 이탈리아에서 건조됐고, 1991년 이탈리아에서 개조돼 지난해 6월 국제기준에 따라 실시된 구조검사를 통과했다고 선주회사 측은 밝혔다.

〈AFP〉는 프랑스 선박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사고 선박이 탑승 정원을 최고 3배까지 늘리기 위해 갑판을 더 얹는 방법으로 구조를 바꾼 구형 이탈리아 선박이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개조된 선박은 키가 커져 균형을 쉽게 잃을 수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사고 선박이 건조된 지 30여 년이 넘는 노후한 선박이라는 점도 이번 사고의 '인재(人災)'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고 선박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던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영국 신문 〈더 타임즈〉는 런던 주재 이집트 대사관의 말을 인용해, 사고 당시 배는 정원인 1400명이 조금 넘는 숫자의 탑승객을 태우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집트 교통부 관리는 "사고 선박은 안전 규정을 지켰으며 승객도 정원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술래이만 아와드 이집트 대통령실 대변인은 "배가 가라앉은 속도와 구명보트가 충분치 않았다는 사실은 (안전) 문제가 있었음을 뒷받침한다"며 사고 선박이 안전 규정을 충분히 지키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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