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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워제네거 주지사 또 '사형 집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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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워제네거 주지사 또 '사형 집행' 논란

고향에서는 그의 이름 딴 경기장명 변경하기도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한 늙고 병든 사형수에 대한 감형을 거부해 또 한번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나이든 사형수 17일 사형 집행될 듯**

미국 캘리포니아 샌퀜튼 주립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사형수 클라렌스 레이 알렌은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감형 거부로 그의 76세 생일 바로 다음날인 17일 사형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가 15일 보도했다.

알렌은 현재 잘 보지도 듣지도 못할 뿐 아니라 당뇨병 합병증으로 휠체어에 의지해 움직이는 상태다. 더욱이 그는 4개월 전 심장 쇼크로 인해 사망 직전까지 갔었지만, 샌퀜튼 교도소의 의사들에 의해 겨우 생명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펜던트〉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의사들이 그를 살려놓았지만, 교도관들도 그들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알렌에 대한 사형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훼손이라고 비난했다.

국제 엠네스티 영국 지부의 스테펜 보우웬 지부장은 "사형제도는 옳지 않다"며 "심각하게 아프거나 뇌가 정상적이지 않을 정도로 나이가 많은 사람에 대한 사형 집행은 정의의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알렌은 휠체어에 의지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교도소 규약은 사형장으로 이동할 때는 손과 발이 결박당한 상태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알렌의 변호사들은 그의 마지막 길을 휠체어를 타고 가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교도관들은 이 요구에 대해 답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형장으로 가는 그의 마지막 길은 교도관들에 의해 약물이 투여된 채 들것에 실려 움직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알렌은 1970년대 보안회사로 위장한 기업을 차려 조직적으로 강도짓을 벌이다 이들을 밀고한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죽은 4명 중 3명은 알렌이 감옥 안에서 명령을 내려 살해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형제 반대 여론 높은 그의 고향 그라츠 시, 경기장 이름 바꿔**

악명 높은 조직폭력단 설립자였으나 수감생활 중 자신의 과거와 반대되는 활동을 벌이면서 노벨평화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도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감형 거부로 지난해 12월 사형이 집행됐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 사건 이후 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의 그라츠 시가 그의 이름을 붙인 경기장의 이름을 변경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라츠 시는 슈워제네거를 기념해 1997년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운동하던 경기장의 이름 '스타디움 그라츠 리베나우스'를 '아르놀트 슈바르체네거 스타디움'으로 바꿨다.

그러나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윌리엄스에 대한 사형 집행을 감행한 뒤 사형 반대 여론이 높은 오스트리아 국민 정서를 감안해 그라츠 시는 지난해 12월 25일 밤 아무도 모르게 경기장 이름에 새겨진 슈워제네거의 이름을 뜯어냈다. 이에 대해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정 그렇다면 내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며 반발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녹색당과 시 의원들이 경기장 간판을 내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그러나 새해 알렌의 사형 집행과 관련해 "살인자는 비록 그가 나이 들고 아프다고 하더라도 살려줄 수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또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는 지난 11일 오토바이 운전면허 없이 할리-데이빗슨을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사고 당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오토바이 옆에 아들을 태우기 위한 사이드카를 부착한 상태였는데, 캘리포니아 주법 상 사이드카가 부착된 오토바이는 3륜차로 분류돼 있어, 그는 오토바이 무면허 운전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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