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ㆍ중국ㆍ일본인 1000명이 20일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미화하고 과거사를 왜곡한 후소샤 역사교과서를 채택한 일본 에히메(愛媛) 현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가토 모리유키 지사와 에히메현 교육위원회가 지난 8월 일본 후소샤판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이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에히메현의 이같은 결정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12만 엔의 손해배상도 요구했다.
원고단에는 교과서운동본부 양미강 상임공동운영위원장과 한신대 국사학과 안병우 교수를 포함해 한국인 595명이 참여했다. 한국인은 에히메 현 마츠야마 시와 우호도시인 평택 시민들의 참여가 많다고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밝혔다. 이 외에도 원고단은 일본인 377명, 재일 한국인과 재일 중국인 7명, 홍콩주재 중국인 35명이 포함돼 있다.
원고단은 소장에서 "후소샤 역사교과서가 20세기 일본의 아시아국가 침략을 찬미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토 지사가 교과서 선정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의 소송일정과 관련하여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과거의 경우 한국인 이름의 한국식 한자 표기를 일본식으로 바꾸라는 등의 구실로 소장 접수 후에도 재판부에서 시간을 끄는 사례가 있었다"며 "재판 날짜를 확인하는 데 2~3달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재판이 확정되면 재판과정에서 원고단의 원고진술이 예정되어 있어, 후소샤 역사교과서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관한 원고단의 법정진술이 주목된다.
원고단은 에히메 현 이외에도 후소샤 교과서를 채택한 시가 현 오오츠 시, 토치기 현 오오타와라 시, 도쿄 도 스기나미 구에서도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가 밝혔다.
이번 소송은 2001년과 2002년 손해배상 청구 등 10개 이상의 소송을 진행한 '에히메 교과서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이번 소송에 중점을 두기 위해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 전국 62개 교 4900명의 학생들이 내년 4월 시작되는 새 학기부터 이 교과서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는 일본 학생 수를 기준으로 볼 때 0.4%의 채택률로, 0.1%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의 채택률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에히메 현에서는 4개 공립학교가 이 교과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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