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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미국전 이기면 투표율 올라갈까?

6.13 지방선거 사상 최저 투표율 우려

48년만의 한국 첫 승. 온 나라가 축제다. 정치권만 빼고.

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친 정치권은 마음 놓고 축구구경 할 겨를도 없이 바쁘다. 특히 머리가 바쁘다. 월드컵 승리가 어느 당에 유리할지 계산에 분주하다.

각 당의 상황분석과 정치분석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광역단체장의 경우 현재 판세가 유동적인 지역은 서울, 경기, 대전, 광주, 울산, 제주다.

서울 경기 제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고, 대전은 한나라당과 자민련, 광주는 민주당과 무소속, 울산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후보의 경합이다.

한나라당은 자체 분석 결과 영남권 네 곳, 인천ㆍ강원ㆍ충북 등 7곳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최선의 경우를 가정한다면 서울 경기 대전 울산 제주를 보태 12곳 석권까지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전남ㆍ북 두 곳을 자신하며 잘되면 서울 경기 광주 제주를 더해 6곳 승리를 목표로 한다. 자민련은 충남만이 안심권이며 대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사상 최저의 투표율 우려**

그런데 이러한 접전지역의 경우 이번 선거결과를 좌우할 최대변수는 투표율이 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최근 투표율은 전반적으로 하향추세에 있고,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낮다. 게다가 이번엔 월드컵 기간 중이라 사상 최악의 투표율이 나올 우려가 크다.

가뜩이나 각종 비리게이트와 계속된 정쟁으로 정치권에 식상해 있는 유권자들이 월드컵에 관심이 쏠리면서 지방선거 전체를 도외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후보자들만의 잔치'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다.

지난 달 중앙선관위가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1천5백명 대상 전화조사, 95% 신뢰수준 허용오차 ±2.53%) 결과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42.7%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 98년 6.4 지방선거 당시 역시 중앙선관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67.8%였으나 실제 투표율은 52.7%에 그쳤다. 15% 포인트 가량의 차이가 난다. 따라서 이번 경우에도 이와 같은 공식을 대비시켜 보면 실제 투표율은 30% 전후로 떨어질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실제로 30% 가량의 투표율에 머문다면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나 판세분석이 전혀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여전히 접전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의 경우 투표율이 미칠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만하다.

***투표율에 따라 울고 웃는 정당들**

투표율이 낮으면 어느 당에 유리할까? 지금까지 대체적인 분석은 '한나라당 유리'다.

투표율이 낮아지면 저연령층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 그런데 정당 지지도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고연령층 지지가 높다. 따라서 '낮은 투표율은 한나라당 유리'라는 도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 경기지역의 경우는 특히 더 그러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경합을 벌이는 울산 지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전지역의 경우는 다르다. 대전은 저연령층에서 한나라당 지지가 높다. 따라서 투표율이 낮아지면 한나라당에 불리한 것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아져야 유리하다. 한나라당에 비해 저연령층 지지도가 높은 까닭이다. 하지만 광주는 다르다. 광주의 저연령층은 무소속 지지가 강하다. 그래서 광주는 투표율이 낮아져야 민주당에 유리하다.

이처럼 투표율은 지역에 따라서도 정당별 명암이 엇갈린다.

***10일 미국전에 이기면 투표율 올라가나 내려가나?**

그럼 월드컵 승리는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 우리 대표팀은 1승을 거뒀다. 선거일 전인 10일 미국전이 펼쳐진다. 여기서 승리할 경우, 여기서 지거나 비길 경우 투표율은 어떻게 될까?

몇가지 예측이 가능하다.
첫째 별 관련성이 없다는 예측이다. 우리 대표팀의 승패를 떠나서 월드컵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고조되어 가면서 선거열기가 더더욱 떨어지고 그래서 투표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식의 논리다.

둘째 우리가 이기면 투표율이 올라가고 지거나 비기면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가 미국도 이기면 2승으로 16강 진출이 거의 확정된다. 세 팀이 2승1패를 이루는 피말리는 경우만 아니라면 14일 포르투갈전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된다.

이럴 경우 사상 최초의 16강 진출이라는 '국가적 경사'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 국가관이랄까, 애국심이랄까 하는 것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축구 잘 하는 나라, 투표도 잘 하자"는 식의 분위기가 급속히 조성될 수도 있다.

반대로 우리가 지거나 비기면 14일 포르투갈 전에 온통 신경이 쏠려 선거 따위에 관심이 없어질 것이라는 논리다.

셋째 지거나 비기면 투표율이 올라가고 이기면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가 이기면 축구팬들이 여유 있게 놀러 떠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전국이 축제분위기에 사로잡힐 것이고 다른 팀들의 경기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할 것이다. 그래서 투표율이 떨어진다.

반면 우리가 지거나 비기면 14일 경기에 노심초사하면서 집이나 광화문 근처를 떠나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투표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논리다.

어느 예측이 맞을까?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모두 5일 한국의 첫 승리를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하지만 머릿속으론 계산이 분주할 것이다. 한국의 승리로 투표율이 어떻게 될지, 우리 당에 유리한지 불리한지 주판알이 튕겨지고 있을 것이다.

축구 얘기 속에 슬쩍 정치 얘기를 끼워 넣어 독자 여러분들도 함께 추론해 보자. 그나마 이렇게라도 해야 사상 최저 투표율 우려를 좀 씻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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