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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이 감동 받았다는 '獨 총선 보고서' 내용은?

"'대연정'이 유일한 해법…독일선거제도는 정직해"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독일 총선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지난달 7일 단독 회동 후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노 대통령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의 정치 지배구조와 경제 등을 화두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들어갔다고 밝혔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사관 등에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제출한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이수혁 주 독일대사가 지난달 26일 독일 사민당의 유력 정치인과 9월18일 독일 총선의 결과에 대해 2시간 동안 대담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靑, 노대통령 지시로 '독일 총선 보고서' 정치인 등에 보내**

청와대는 6일 '독일총선 전후 정치분석'이란 제목의 A4 32장 분량의 이 보고서를 정책고객서비스(PCRM)에 등록된 대학교수 3만7814명, 기자 593명, 여야 의원 및 당직자 405명 등 총 3만8812명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이 보고서를 감명깊게 읽었다는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에게 '대연정'을 제안한 뒤 '임기단축' '2선후퇴' 등 극단적인 '카드'까지 내밀었으나 끝내 한나라당이 응하지 않자 당시 총리직을 걸고 조기 총선을 실시한 일본 고이즈미 총리와 독일 슈뢰더 총리에 대해 "부럽다"며 이들의 정치적 선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있었던 중앙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독일 슈뢰더 총리에 대해 '동병상련'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당시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닌 독일의 총선 결과'에 대해 "지도자에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거나 아니면 완패를 시켜 집에 돌려보내든지 해야 하는데 독일 국민들이 가혹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앞서 '독일의 경제정책 변천과정', '한국민주주의 연합정치' 보고서 등도 PCRM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보냈었다.

***"슈뢰더, 명예로운 퇴진 위해 조기총선 실시"**

이 보고서는 ▲9.18 총선 평가 ▲조기총선 실시 내막 ▲경제개혁과 대연정 등 정치경색 해법 ▲독일의 정치 이념, 형태 분석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당의 선거공약 비교 ▲슈뢰더 총리의 조기총선 제안 기자회견 ▲퀼러 대통령의 조기총선 결정 TV 담화문 등도 첨부돼 있다.

이 보고서에서 이수혁 대사와 대담한 사민당 유력 정치인은 9.18 총선 결과에 대해 "이번 선거의 특징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슈뢰더 총리는 패배하지 않았고, 메르켈은 승리하지 못했다"며 "좌파성향의 사민당, 녹색당, 좌파연합이 51%를 획득해 사실상 좌파성향이 승리했지만 이 3당간 연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 간에 대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정치인은 또 메르켈 당수의 기민당이 제1당이 되고서도 궁극적으로 승리(단독집권)하지 못한 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여론조사시 개혁을 찬성한다고 하지만 막상 자신이 개혁의 대상이 된다고 하면 격렬하게 반대한다"며 "메르켈은 그러한 것을 잡아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슈뢰더 총리가 안정적 의석 확보를 위해 조기총선을 실시한다는 것은 대외적인 이유일 뿐이며 슈뢰더는 이미 정계은퇴를 마음 속으로 결정해 두고 있었고, 조기총선은 일종의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열기 위한 전략이었다"면서 "개혁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집권을 해 종국에는 지지율 20%로 마치 교수형을 당하느니 차라리 조기선거를 치러 떳떳하게 총살형으로 명예로운 퇴진을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34% 정도의 지지율을 얻어 이제 총살형도 면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슈뢰더는 이미 전부터 정계에서 은퇴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며, 단지 선거에서 패자로서 권좌에서 내려오고 싶지는 않은 것"이라며 "그래서 메르켈과 동반사퇴가 필요한 것"이라며 이번 총선으로 메르켈이라는 '정적'이 제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연정이 유일한 해법…극좌성향 유권자 빠져나갈 우려도"**

이 의원은 사민당-녹색당-좌파연합이라는 좌파적 성향의 정당끼리의 연정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야당이 연방상원을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작동될 수 없고, (극)좌성향의 좌파연합과는 정책상 차이가 너무 크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간 대연정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오늘 참가하고 온 사민당 의총에서 거의 모든 의원들이 대연정을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민당과 기민-기사당의 정책 노선에 대해 "어림잡아 50% 이상이 겹친다"고 말했다.

그는 대연정의 장점에 대해 "정책상의 의견이나 갈등을 내각 내에서 해소해 의회에서는 통일된 타협안을 만들어 국민에게 보여주고 이를 통해 화합과 정책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단점에 대해서는 "일부 유권자들이 극우나 극좌세력 같은 극단세력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특히 극좌세력으로 갈 가능성이 많은 만큼 사민당이 가지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선거제도와 관련해 이 의원은 "48% 정도를 득표해 놓고도 어떤 선거제도 아래에서는 그에 합당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또는 훨씬 적은 의석을 가져갈 수 있지만 독일의 선거제도는 있는 그대로 가져간다"며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독일 선거제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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