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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는 문화 다양성의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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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는 문화 다양성의 보루

프랑스 언론, 잇따라 보도

지난 7일 프랑스 북부 휴양지 도빌에서 개막된 제4회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파이란'이 공식경쟁 부문에 출품되고 '무사'와 '수취인 불명'이 파노라마 부문에 선보이고 있다. 또 오는 4월 1일 개막되는 파리영화제에는 '고양이를 부탁해'가 본선에 오르고, '친구'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영화제에 공식 초청제의를 받는 등 유럽지역에서 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한국영화의 연이은 흥행성공과 높은 국내시장 점유율 다양한 작품경향 등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며 현재 국내에서 방화의 점유율 증가와 맞물려 축소,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스크린쿼터제도(극장이 한국영화를 일정 일수 의무 상영토록 한 제도)를 한국영화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분석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 놓고 있다.

프랑스의 리베라시옹은 지난 8일 '쿼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영화'라는 서울발 기사에서 '무사'를 7백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웅장하게 중세의 한국과 몽고의 전투를 재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하면서 "과거 한국영화에 비해 많은 제작비가 투자 된 '무사'는 스크린 쿼터제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김성수 감독의 말을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현재 한국영화의 달라진 위상과 발전된 모습 뒤에는 스크린쿼터라는 '문화의 다양성'을 위한 제도가 뒷받침 되었다고 소개했다.

기사는 1967년에 제정되어 군사독제시절에는 정부의 자의적인 검열과 과잉보호주의에 이용되던 스크린쿼터가 35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한국의 고유한 문화와 창작예술 활동을 지켜주는 제도가 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스크린쿼터의 운영방식과 그 효과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미국의 지지를 받았던 군사독재의 종말로 수많은 민주인사들과 반미주의자들이 창작활동에 뛰어들 수 있었다. 엄청난 문화적 욕구가 분출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투쟁 정신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씨네21 전 편집장 최보은씨의 말도 인용하여 한국에서 자국영화가 성공하는 또 다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또 이 기사는 한국의 개봉관 수(7백62개)나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 최근 히트작인 '친구'나 'JSA'의 내용과 흥행성적도 소상히 다루며 한국영화전반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지도 지난 달 28일 '한국의 문화보호-스크린 쿼터제도'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은 2001년에 49%의 극장점유율을 자국 영화가 차지했다고 전하면서 이런 영화산업의 활황 뒤에는 '스크린쿼터제도'라는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가 있다고 밝혔다.

기사는 이어 "쿼터제로 인해 한국영화 산업계는 기반을 다질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만약 한국시장이 오늘날 개방되어 버린다면, 미국의 폭격에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참사관 에릭 술리의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 잡지는 특히 중국 이민녀와 한국남자의 가짜결혼을 다룬 '파이란'과 14세기 한국과 몽고 기사들의 싸움을 다룬 '무사' 같은 다양한 작품이 공존하는 것을 예로 들며 이런 다양성의 유지를 위해 2백50여명의 한국 감독, 배우 그리고 제작자들이 지난 1월에 한미투자협정에서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미국 측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고 전했다.

에릭 술리는 이와 관련해 "쿼터제로 인해 한국영화 산업계는 기반을 다질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만약 한국 시장이 개방되어 버린다면, 미국의 폭격에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한편 문화관광부에서 영화진흥을 담당하는 박현우 사무관은 이런 유럽 언론의 스크린 쿼터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 "유럽등지에서도 문화의 다양성과 미국 영화의 독주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의 스크린쿼터제도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각 국의 사정이 조금씩 다른 점이 있고 특히 독일 등에서는 극장업자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각국의 개별적인 도입은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하고 "지난 1월 프랑스 의회는 우리의 스크린쿼터제도와 그 운영실태를 배우기 위해 김홍준 감독 등을 초청해서 한국의 운영사례를 듣고 EU 차원의 쿼터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사무관은 최근 국내 일부 영화잡지 등에 제기된 스크린쿼터 축소가능성에 대해서는 "스크린쿼터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문광부의 기본방침"이라고 밝히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문광부, 스크린 쿼터 23일 축소제안'은 현재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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