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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가 무섭게 바뀌고 있다. 우리는?"

우리당 내부보고서, "한나라, 네거티브 이미지 탈피작업 본격화"

열린우리당의 무기력증을 비판하고, 한나라당의 변화를 주목한 우리당 내부 보고서가 나왔다.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은 정부 여당의 잘못으로 인한 반사적 이익도 있으나, 차기 정권교체를 위한 당 혁신작업, 이미지 쇄신작업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우리당 "'난닝구'-'빽바지' 논쟁속 노선찾기 실패"**

18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대중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한나라당'이라는 주제로 4쪽 분량이며 변화하는 한나라당과, 정체한 열린우리당을 사례별로 비교해 놓았다.

보고서는 한나라당의 최근 주목할 변화로 몇가지를 열거했다.

지난 4일 홍준표 의원이 발의한 국적법 통과 및 국적포기자 외국인 특별전형 대입불허를 내용으로 한 고등교육법 개정추진.

지난 12일 공안검사 출신인 정형근 의원의 예기치 못한 "인도적 차원에서 무조건적인 대북 비료지원" 촉구.

박근혜 대표의 전남 신안방문과 5.18 묘역 집단참배, 중부권 신당 및 민주당과의 합당론 제기 등 지속적인 '서진(西進)정책'.

또한 시민단체, 뉴라이트진영, 명망있는 전문가집단을 향한 본격적인 '헤드헌팅'에 주력하고 있는 대목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양당에서 가장 방문자 수가 많은 미니홈피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홈페이지이지만, 방문자 수에서는 각각 4천명과 4백명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뒤지고 있다는 사례를 들며 인터넷에서 우리당의 우위가 깨진 이유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대중을 끌어들일 콘텐츠 부재'도 우리당 정체의 원인으로 손꼽았다.

최근 우리당 홈페이지에는 '난닝구(실용파)' 대 '빽바지(개혁파)' 논쟁 등 기간당원들만의 소모적 논쟁과 뉴스 중심의 콘텐츠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가정의달 5월을 맞아 슬로건을 '가족과 함께! 한나라당과 함께'로 바꾸는 동시에, 당 홈페이지에 권철현 의원의 몸짱 사진, 강재섭 원내대표의 선글라스 낀 결혼사진, 박진 의원의 월미도 데이트 사진 등을 올려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정부여당으로 정책과 노선상의 자기 색깔찾기에 실패했다"는 자성을 내렸다.

***우리당, "한나라가 네거티브 이미지 불식 위한 조직적 행보 시작"**

이같은 보고서의 존재에 대해 우리당 관계자는 보고서 존재 여부에 대해 "확인이 안된다"고 말했다. 보고서 내용이 새로운 게 아니라 그동안 언론등을 통해 지적된 사항인만큼, 실무차원에서 언론 보도내용을 짜집기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당의 한 정세분석 관계자는 "최근 한나라당의 일련의 정책공세는 분명 네티즌 등 여론을 선점하고 있는 게 분명한 현실"이라며 "한나라당 핵심부에 전체 그림을 그린 뒤 이를 하나씩 실천에 옮겨가는 세력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 예로 홍준표 의원의 '국적포기자 강력징계'는 네티즌의 폭발적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지난 대선때 이회창 후보때문에 형성됐던 한나라당의 이중국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한나라당이 '차떼기당' '이중국적당' '반민족 수구정당' 같은 네거티브 이미지 탈피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박근혜 대표, 정형근 의원 등의 적극적 평화 공세는 '반민족 수구정당'이라는 이미지 불식과 동시에, 호남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대통령과의 화해를 겨냥한 '서진정책'의 일환이라는 첩보도 있다"며 "최근의 미묘한 흐름 변화는 일회성으로 간단히 치부할 상황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당 20대 지지 급감, 30대는 한나라당에게 역전 당해**

이같은 우리당의 자성적 보고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리당 지지율이 급락하며 한나라당에게 1위 자리를 내줬을 뿐 아니라, 한나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지난해 4월총선이래 최대 차이로 벌어진 데 따른 위기감의 산물로 풀이된다.

한 예로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가 지난 13~14일 실시하고 18일 발표한 월례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당의 지지도는 20.2%로 지난달 여론조사(4.15~16)때의 24.7%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에 한나라당 지지도는 29.0%에서 30.9%로 높아지며, 한나라-우리당간 지지도 격차가 10.9%포인트로 지난해 4월 총선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당의 긴장시킨 대목은 그동안 우리당의 텃발이던 20~30대의 지지도 추이다.

우리당이 유일하게 한나라당보다 높은 지지를 받은 계층은 20대뿐이었다. 우리당의 20대 지지도는 23.7%로 한나라당의 20.5%보다 3.2%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같은 20대 지지도는 전달의 28.6%에서 4.9%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로, 최근 한나라당이 '국적포기자 강력징계'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팔찌'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비료지원' 등의 정책공세를 펼치면서 전례없이 전폭적인 네티즌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우리당은 유시민 의원의 '청년실업' 발언 등으로 젊은 네티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우리당의 우려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우리당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대목은 그동안 우리당의 절대아성이던 30대에서 처음으로 우리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에게 역전당했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26.6%로 우리당(22.2%)을 4.4%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우리당의 30대 지지도는 한달전 29.1%에서 6.9%포인트나 급락한 반면, 한나라당의 30대 지지도는 한달전 20.5%에서 6.1%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이른바 우리당의 근간이었던 '386세대'에서조차 이반현상이 심각한 상태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당 일각에서 "요즘 상황은 창당이래 최대위기"라며 "신속히 민심이반의 근원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또다시 참패한다면 당의 근간조차 흔들릴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터져나오고 있다.

***강재섭 "2007년 집권 확신은 금물"**

이같은 최근 여론 변화에 한나라당은 내심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과거에도 지지도에서 앞서 자만했다가 곧바로 역전되는 사태가 빈번했던 만큼 한나라당에선 "변했다고 착각하지 말자"는 경계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 예로 강재섭 원내대표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보선에서 이기고, 정당지지도가 크게 앞서고, 뒤지던 인터넷에서 앞섰다고 새로운 틀을 만들게 됐다는 착각은 하지 말자"며 "정말 한나라당은 변했는가. 그래서 지난 재보선에서도 압승을 거둔 것인가. 긍정보다는 부정이 더 많으리라"고 자문자답했다.

그는 "재보선같이 기존 정치의 틀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담겨 있지만, 그렇다고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특히 "대선은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드는 선거이기 때문에 사회를 주도해나가고 있는 20~30대(10대를 포함한)들의 선택이 곧 대한민국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젊은층에 대한 접근법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는 "감성경영, 감성정치, 포퓰리즘이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우리에게 체득됐고, 이를 주도한 세대는 현재의 20~30대"라며 "이들은 낙태를 윤리의 잣대로 보지 않고, 안락사를 신의 영역으로 치부하지도 않으면서도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또 다른 잣대로 신에게 그러한 권한을 부여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강 대표는 또 최근 고1 촛불시위 등을 언급하며 "20~30대가 주도했던 정보화사회의 주도권은 10대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소위 10대들의 반란이 시작됐다"면서 "2002년 한나라당은 정보화 세대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다시 주저앉았다. 2007년에 우뚝서기 위해 서태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분도 있지만, 서태지도 이미 지금 세대에겐 반쯤 '아! 옛날이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을 그대로 봐주고 그럴수도 있겠다는 억지이해로는 몸만 고달프다"면서 "입으로는 여전히 두만강 푸른물을 부르면서 (가수) '비'나 '세븐'의 몸동작을 머릿속으로만 그려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문화를 그저 이해하려는 시도보다는 한번이라도 그들의 문화를 느끼고 따라하려는 시도, 그러다가 그것이 좋아지고, 그것이 우리 한나라당의 일부가 되어 버리는 때 한나라당이 그들에게 또다른 선택권을 던져줄 수 있는 것이고, 그때서야 비로소 집권의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기존의 틀을 고수하면서 당의 혁신을 논하려 한다면 이미 혁신이 아니라 안주일 뿐"이라며 "10년 야당생활에 안주하면서 대한민국을 이끄는 원동력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원래 정당은 좀 시끄러워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서로 증오하고 헐뜯으며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채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말해 최근 '박사모'와 소장파 사이의 비난전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비쳐졌다. 그는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발전적 대안을 가지고 논쟁하면서 자기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중동', 지금 한나라당은 조용한 가운데 우리당의 강점을 극복하기 위한 부산한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소리없는 공격'에 우리당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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