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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우리당 16.5%p 앞서다 막판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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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우리당 16.5%p 앞서다 막판 역전"

[여론전문가 4.30 분석] "'1차 박풍'에 절반추격, '2차 박풍'에 동률"

지난달 30일 밤 4.30 재보선 개표방송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열린우리당이 승리를 자신하던 지역은 경북 영천과 충남 공주-연기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 선거전 초반 우리당이 넉넉한 리드를 유지하던 이 지역은 왜 막판에 뒤집어졌을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진단한 원인은 결국 '박풍(朴風)'과 여당의 '자충수'였다.

***한나라, "영천 역전은 역시 '박풍'"**

한나라당 여론조사 담당자는 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경북영천 승리에 대해 "박풍(朴風)에 나도 감동을 받았다"며, 선거기간동안 실시했던 여론조사 추이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후보등록을 시작한 지난달 17일 조사에선 우리당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가 지지율 격차는 16.5%포인트였다. 두자리 숫자 차이는 일반적 선거조사에서는 이미 게임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현격한 차이. 그러던 것이 박근혜 대표의 1박2일(22일~23일) '영천 투어'에 힘입어 23일 조사에선 한자리 숫자인 8%포인트로 좁혀졌다. '1차 박풍'이다.

하지만 25일 조사에서 다시 11%포인트 차이로 벌어져 한나라당 지도부를 암담하게 만들었다. 지도부는 한때 '영천 포기'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고심끝에 '올인'을 결정했다. 영천 패배가 한나라당에 몰고올 후폭풍이 너무나 가공스러웠기 때문이다.

결국 박 대표는 26~27일 다시 영천을 찾았고,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9일에도 영천을 지키며 승부를 걸었다. 29일 밤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놀랍게도 '동률'이었다. '2차 박풍'의 도래였다. 막판 지지율 급등에 한나라당 지도부는 박빙의 차이로나마 승리를 직감했다고 한다.

***"영천 역전 주역은 '박풍', 조역은 여당의 '비현실적 공약'"**

이 담당자는 '영천 역전'의 핵심 동인을 "개인의 힘이라고 말하는 건 상식적이지는 않겠지만, 결국 대중적 인기에 힘입은 박풍을 부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박풍'에서 찾았다.

그는 부차적 요인으로 10조원대 기업도시 유치 등 우리당의 비현실적 공약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여당에게 우호적일 것이라고 봤던 20~40대 층에서도 우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왔다"며 "이는 박 대표가 유세 때마다 기업도시 유치 등 열린우리당의 무리한 공약에 대한 비판을 전략적 포인트를 잡아 공략한게 주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실성 없는 공약(空約)이 도리어 젊은 세대의 신뢰를 상실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도 당초 '전국 군수산업 영천 유치'란 황당한 공약을 내걸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자 막판에 이를 자진 철회했다.

외부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영천 역전의 원인은 같은 맥락에서 찾았다.

'리서치앤리서치(R&R)'의 구성욱 정치조사팀장은 "경북 영천의 경우 4월20일경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을 2배가량 앞서 있었다"며 "이것이 역전된 것은 일차적으로 박풍이 여전하다는 것 외에 설명이 어렵고, 여기에 열린우리당의 (기업도시 유치 공약 등에 대한) 얘기가 유권자들의 신뢰를 깎아내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귀영 실장도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의 내부 결집도가 높다는 게 일반론인데, 박풍이 지지층 결집을 일궈내는 데 결정적 작용을 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충청권, "여당 공천 과정에 명분가 실리 모두 놓쳐"**

충청권의 경우는 열린우리당의 '자충수'가 패인으로 분석됐다.

충남 아산은 무엇보다 후보공천 파동이 결정적이었다.

한나라당의 여론조사 관계자는 "선거 시작전 열린우리당 이명수 후보를 상대로 한 조사에선 한나라당이 게임도 안됐는데, 여당이 공천파동을 겪은 후 17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왔다"며 "20일 이후에는 줄곧 8~9%포인트 차이의 리드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우리당의 '공천 파동'으로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됐다는 지적이다.

충남 공주-연기에서도 "선거전 중반이던 21일 조사에서부터 이미 무소속 정진석 후보가 2%포인트를 리드해나갔다"고 한다.

'리서치앤리서치' 구 팀장은 "전체적으로는 열린우리당이 쟁점과 이슈를 부각시켜 당의 지지층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열린우리당이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추진력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고, 당적 문제로 엉뚱한 후보공천이 문제가 된 것이 결정적 패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주연기의 경우 이미 20일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층과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신당파인) 정진석 후보가 높게 나왔다"며 "이는 중부권 신당에 대한 충청권의 선호도 역시 일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 실장은 "공천과정에서 정체성 논란이 발생하는 등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친 것이 열린우리당이 충청권 선거에서 패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측은 이번 선거 여론조사와 관련, "여론조사 데이터는 보안사항이고, 이에 대한 평가도 현재로선 밝힐 수 없다"고 극도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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