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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나라도 손길승 회장처럼 결정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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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나라도 손길승 회장처럼 결정했을 것"

손길승 SK 전 회장 재판 증인 출석, 변론

7천억원대의 선물투자 자금 유용 및 2천억원대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의 막역한 사이인 손병두 전 전경련 상임고문이 손 전 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손 전 회장의 혐의사실이 경영상 긴박한 상황에서의 어쩔 수 없는 최고 경영자의 결단이었음을 주장했다.

***손병두 전 전경련 상임고문 "IMF당시 손길승 회장 SK살리기 위한 당연한 결정"**

서울중앙지법 제25형사부(재판장 이현승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손병두 전 고문은 "98년 IMF위기 당시 정부는 그룹 총수들과 구조조정을 합의하고 5대 그룹은 알아서 스스로 생존하라고 해, 그 당시 전쟁과 같아 하나가 무너지면 전부 무너져버리는 급박한 위기상황이었다"며 "당시 SK글로벌이 부도가 나면 SK그룹 계열사들의 연쇄부도는 물론 사회.경제적 피해가 엄청났을 상황으로 나라도 손 전 회장과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또 "정부가 당시 일률적으로 업종에 관계없이 2년만에 부채비율을 200%로 맞추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는데 이는 너무 가혹한 정책이었으나 정부의 의지가 강력해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정부의 요구를 따르기 위해서는 기업 자산을 매각하거나 유상증자 두 가지 방법 밖에 없었는데, 당시 증시부양이 필요했고, 손 전 회장이 유상증자를 목표로 선물시장에 투자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변호인단은 손 전 고문에 대한 신문을 통해 지난 1960, 70년대 한국 경제성장 과정에서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따라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수출입을 총괄하는 종합상사를 육성해왔고, 종합상사가 그룹 지주회사로 경제성장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종합상사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IMF외환 위기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음을 강조했다.

***손 전 고문 "기업 경영인은 리스크 테이커가 돼야"**

삼성그룹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손 전 고문은 "삼성그룹도 삼성물산으로 시작해 제조업인 제당과 모직을 거쳐 이건희 회장이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에 도전해 오늘날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30년전 100대 기업중 지금 남은 기업은 10개 미만으로 기업가가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SK도 선경으로 시작해 유공과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며 "수원에 있던 선경의 사원으로 들어가 경영자에 올라 SK그룹 성장에 큰 역할을 했고 SK텔레콤을 통해 IT강국을 만들었으며 중국시장 진출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등 사회와 경제발전에 공헌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아무리 위급해도 이사회 의결 거쳐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

검찰은 그러나 "아무리 기업이 위기인 상황이더라도 수천억원의 계열사 부당지원과 수천억원을 유용해 선물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를 열어 토론을 거치는 등 투명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이사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 설득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합리적인 과정 아니냐"라고 손 전 고문에게 물었다.

손 전 고문은 이에 "평화시대에는 그러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겠지만, 비상사태에는 경영자가 결단을 내리고 나중에 처벌 받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검찰은 다시 "삼성이 반도체에 투자할 때도 의견 수렴없이 결정했느냐"고 물었고, 손 전 고문은 "그당시는 평화시대였고, 손 전 회장이 당시 처한 상황은 죽느냐 사느냐를 가르는 전쟁과 같이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 전 회장은 SK해운에서 이사회 의결 없이 7천8백84억원을 인출해 선물투자에 사용하고 지난 98년 계열사인 ㈜아상에 SK해운 자금 2천4백92억원을 부당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다음 공판에는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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