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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워 일하겠다"던 한나라 또 '국회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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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워 일하겠다"던 한나라 또 '국회 스톱'

한나라 “안건이 없어서”, 국회 사무처 "무슨 소리, 안건 산적"

19일 2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가 또 지연됐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부산에서 개최하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 규탄대회’ 때문에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다고 한나라당을 맹성토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단지 안건이 없어 열리지 않은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는 신행정수도특별법, 국가균형발전법,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안 등 33건의 시급한 민생, 경제 관련 법안이 국회 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당, “국회가 공깃돌이냐”**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의 국회 사유화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처리할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화풀이 하듯이 열흘이 넘도록 국회를 공전시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다시 국회 문을 닫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국회 문을 닫아걸고 부산에 가서 지역감정 조장 집회를 하는 것은 ‘모랄 해저드’”라고 비판한 뒤 “국회는 한나라당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좋은 공깃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평수 공보실장도 논평을 내고 “본회의에 계류된 안건은 신행정수도 특별법등 33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새해예산안 처리”라며 “이미 12월2일로 예산안처리 법정시한은 지났고, 국회의장 4당 대표와 정책위의장이 12월 19일까지 처리하기로 했지만 한나라당 때문에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연내처리가 된다 해도 1개월 정도의 예산집행준비기간이 들어가면 경제 활성화 예산과 저소득층 생계비지원, 각종 국가사업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집행까지 어렵다”며 “민생과 예산국회는 외면하고 지역감정 조장에만 열을 올리는 한나라당을 보면서 내년 총선에서 이들 부패세력에게 줄 자리는 단 한 석도 없음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민주, “한나라당-우리당 모두 잘못”**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는 한편,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빼간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장전형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규탄대회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장외 투쟁”이라며 “이런 장외투쟁으로 민생법안처리와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소집된 민생국회를 열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대변인은 “배신세력의 집결체인 열린우리당이 경남지사를 빼간 것도 잘못”이라고 말한 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한나라당 역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동시에 비난했다.

***한나라, “안건이 없어 열리지 않은 것 뿐”**

양당의 비판이 몰리자 한나라당은 “부산지역 규탄대회와 본회의는 전혀 무관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17여명의 부산지역 의원이 참석 못한다고 해서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단지 안건이 없어 열리지 않은 것 뿐”이라는 해명이다.

홍사덕 총무는 “당초 본회의 일정을 이틀씩 연달아 잡은 것은 양일 중 하루만 하자는 의미이며, 총무간에 그렇게 합의했다”며 “오늘 한나라당이 부산에서 개최하는 규탄대회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안건이 많다면 이틀씩 본회의를 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오는 22, 23일, 29, 30일 예정된 본회의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 대변인은 “19일에 본회의를 열자는 얘기는 예산안 처리가 전제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예산소위가 겨우 구성된 마당에 예산 처리를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예산안 처리 문제가 아니더라도, 안건이 많으면 본회의를 열어야 하겠지만, 오늘은 안건이 없다”며 “규탄대회와는 전혀 무관한 것임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국회 사무처 "무슨 소리, 민생법안 산적"**

하지만 한나라당의 주장과 달리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날 본회의 처리 안건은 33건 정도 된다”고 ‘안건이 없다’는 한나라당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지난 9일, 수석 부총무 회담에서 18, 19일 본회의를 연다고 합의했었지만 운영위 회의가 열리지 않아 통과되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이 다른 교섭단체 측에 연락을 했을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이 본회의 무산을 주도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교섭단체 간에 합의를 하면 바로바로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병렬 대표는 지난번 열흘간 단식을 끝내며 단식에 따른 국회공전 비판 여론을 의식해 "밤을 새워서라도 예산을 민생법안을 반드시 제 날짜에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역시 '말 따로 행동 따로'였음을 새삼 실감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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