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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신당-민주당 ‘3각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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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신당-민주당 ‘3각 난기류’

노 대통령 10월말 탈당, '노무현-김근태' 관계가 큰 변수

민주당 신당파가 구성한 '국민참여통합신당'의 출범으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명목상의 1여(민주당)와 3야(한나라당 통합신당 자민련) 체제로 짜여졌다.

그러나 신당창당 일정과 맞물려 노무현 대통령이 10월 중순 민주당을 탈당한 뒤 일정시간 무당적 상태로 국정을 운영해 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당 없는 4야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잔류파 가시돋힌 설전**

정치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은 시점이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특히 지난 17일 광주전남 언론인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사실상 신당 지지를 선언한 이래, 청와대와 민주당 잔류파 사이에 형성된 냉기류는 노 대통령의 탈당에 관한 예측으로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여기에 신당파들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하루 앞둔 19일, 청와대가 당 잔류파인 한화갑 전 대표의 '시정잡배'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대립각을 세운 것도 노 대통령의 탈당이 가시권 내로 들어왔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한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이 민주당 잔류파를 겨냥해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뒤에 숨은 기득권 세력"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18일 "시정잡배도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19일 오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브리핑에서 "한 참석자는 '시정잡배도 국가원수인 대통령에게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청와대의 반박에 대해 한 전 대표의 측근인 장전형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마치 한 전 대표의 발언이 대통령이 새정치 지역구도 해소, 정당민주화, 투명정치를 하는 데 있어 반대하는 것처럼 호도한 데 대해 유감"이라며 재반박했다.

***노 대통령 민주당 탈당 초읽기**

이처럼 민주당 사수파와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접어들면서 관심은 노 대통령의 탈당 시기와 탈당 이후 거취 문제로 모아진다. 청와대측은 외형적으론 일단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다"는 반응이다.

탈당 시점과 관련,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법률적으로 신당 창준위가 구성되는 10월말이나 11월초 쯤 노 대통령이 당적문제를 선택할 시점이 온다"면서도 "그러나 그때 탈당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무당적 국정운영 가능성과 관련해선"정권 말기도 아니고 초기에 대통령이 무당적으로 총선을 치룬 사례가 없다"고 말해 노대통령의 신당 합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참여통합신당의 김근태 원내대표는 2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노대통령 탈당 여부와 관련,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 등 국회의 주요일정이 처리된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10월말~11월초 탈당 가능성을 점쳤다.

김대표는 그러면서도 노대통령의 통합신당 합류시 관계설정과 관련 "통합신당에는 총재직이란 자리가 없다"고 말해 만약 노대통령이 합류하더라도 '평당원' 자격이 되고 그 영향력은 제한적인 것이 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향후 '노무현-김근태' 변수가 청와대-통합신당간의 관계 설정에 큰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노대통령과 신당간 미묘한 기류**

하지만 노대통령의 통합신당 합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는 민주당 잔류파와 한나라당이 '신당=노무현 당'이라는 등식으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고, 내년 총선전략 차원에서 '노무현 당'으로 선거를 치루는 것에 대한 통합신당 일각의 부정적 시선과도 무관치 않다.

여기에 이라크 전투병 파병 문제 등 당면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도 청와대와 통합신당 사이를 미묘하게 만들고 있다. 만일 정부가 전투병 파병을 결정할 경우'파병 반대'를 선도적으로 주장하며 신당의 성격을 '평화개혁정당'으로 규정하고 있는 김근태 원내대표와 노 대통령의 관계설정이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탈당파-잔류파 세규합 경쟁 제2라운드**

현재 잔류파와 탈당파간 세력은 엇비슷하다.

현재까지는 66석을 가진 민주당이 외형적으로 숫자가 많다. 신당파 37명과 한나라당 탈당파 5명으로 구성된 통합신당보다 숫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이다. 당초 19일까지만 해도 신당파는 39명으로 알려졌으나 지구당의 거센 반발로 2명이 "1주일만 시간을 더 달라"며 탈당계 제출을 유보한 상태다. 그러나 의원직 상실을 우려해 당적만 민주당에 뒀을 뿐 통합신당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하기로 한 전국구 의원 7명과 조만간 신당에 합류키로 한 개혁당 2명까지 합하면 실제 숫자는 51명이다.

여기에 무게중심의 키를 쥔 정대철 대표가 조만간 대표직을 사퇴, 국정감사 직후 통합신당의 당의장을 맡을 경우 정 대표와 함께 7~8명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김근태 대표는 '당의장' 배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그대신 현재 김원기 주비위원장이 맡고 있는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정대표가 탈당하더라도 일정 기간은 무소속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현재 굿모닝게이트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정대표의 신당 합류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당 잔류파도 추가 이탈 방지 및 체제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대표 사퇴시 박상천 최고위원이 일단 대표직을 승계하고 비상대책기구를 꾸려 조순형 의원이 이를 이끌어가는 쪽으로 입장이 모아지면서 중도 잔류파인 '통합모임'과 구주류 '정통모임' 사이의 신경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여기에 19일 김옥두 등 동교동계 13인이 모여 "당3역등을 일절 맡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당 분란 진정에 일조할 전망이다.

이들은 일부 관망파들이 탈당 리스트에서 빠지자 "추가 탈당은 많아야 5~6명 정도가 될 것"이라며 잔류파의 우위를 자신했다.

통합신당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청와대-통합신당-민주당간 3각 관계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미묘한 긴장과 갈등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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