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대국민연설 통해 건재 과시

“침략군이 영웅적 저항의 덫에 걸려들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4일 미-영 연합군에 맞선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우리나라 시간은 오후 5시) 이라크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모든 요구에 순응했으나 미국이 침략을 감행했다“며 ”1991년에 이어 두번째로 벌어진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연설의 녹화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공습으로 부상당했거나 사망했다는 소문과는 달리 TV를 통해 건재한 모습을 드러낸 뒤 최근의 구체적 전황을 언급함으로써 그동안 미-영 정부와 서방 언론이 흘려온 사망설이나 부상설을 일축했다.

***"침략군이 영웅적 저항의 덫에 걸려들었다"**

지난 20일에 이은 두 번째 대국민 연설에서 후세인 대통령은 "승리가 머지 않았다"며 “침략군이 이라크군의 영웅적 저항의 덫에 걸려들었다”고 말했다.

후세인은 “이라크 국민 모두가 적군의 공격에 저항하고 승리할 자격이 있는 국민”이라며 “미국과 영국 군대의 이라크 침공은 분명히 불법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미국의 침략이 정의에 반하고 부당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이라크 국민은 91년때와 마찬가지로 신의 뜻에 따라 적군을 물리치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후세인은 또 “적군의 전 인류에 대한 범죄는 반드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강력한 저항을 통해 적군이 주저하도록 할 것이며 인류에 대한 모든 적군의 도전이 잘못됐다는 것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인은 이어 “모든 지도자와 병사들의 이름을 열거할 수 없지만 이들은 우리의 거룩한 임무를 기록하고 신의 뜻대로 싸우고 있다”며 “성전의 국가 이라크와 이라크 국민은 영원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심리전에서 후세인이 부시 앞서**

이날 황록색 바트당 제복 차림을 한 후세인 대통령의 연설은 사전에 '중대 발표'를 한다고 예고한 까닭에 이라크 국영 TV와 알-자지라 위성채널 등을 통해 전세계에 방송되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후세인은 이날 연설에서 이라크전 전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각 이라크군 사령관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부단한 항전을 촉구함으로써 미-영 정부 및 서방 언론이 제기해온 사망설 또는 부상설을 일축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후세인이 이날 '중대 발표'를 한다고 예고해 전세계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끈 대목을 '고도의 심리전'으로 분석하며 심리전에서 후세인이 부시를 앞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또 미-영 지상군이 예기치 못한 이라크군의 반격으로 수많은 사상자와 포로를 낸 시점에 후세인이 절묘하게 방송을 한 대목을 놓고 향후 전쟁이 장기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