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 경제 상황을 "역대급 호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20일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다"면서 "주가, 영업이익, 세수, 경상수지 숫자들이 일제히 좋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고 했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며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자산 양극화가 확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며 "이것이 가장 불편한 그림"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특히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했다.
아울러 "금리가 오르면 누가 먼저 맞을까. 반도체 성과급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 실장은 다만 "이것은 나빠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좋아서 생긴 문제"라며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나누고, 지금 생겨난 여유를 어떤 미래로 연결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도 함께"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세제 개편을 시사한 김 실장의 글에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 끝났으니 또 세금을 올리겠다는 증세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집은 안 짓고, 매물은 막아놓고, 가격이 오르면 불로소득이라 낙인찍고, 마지막에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꺼낸다. 참으로 편한 경제정책"이라며 "반도체 호황마저 증세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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