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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파병으로 국제사회 '왕따'될 것”

40여개 시민사회단체 파병반대 기자회견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개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정부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4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이라크전 지지 및 파병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민변, 민주노총, 평화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18일 청와대 인근 합동청사 앞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이라크전 지지 및 파병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전세계 반전평화애호 세력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임을 경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이라크전 지지와 파병 결정으로 만약 있을지 모르는 한반도의 전쟁위기에 평화의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했다.

***“손에 피를 묻히고 평화를 말할 수 없다”**

여성단체연합 이오경숙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손에 피를 묻히고 평화를 말할 수 없다”며 “씻을 수 없는 역사적 범죄행위에 가담한 한국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호소한다 한들 그 누가 우리의 절박함에 귀를 기울이겠는가”라며 반문했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미국이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를 몰고 올 때, 한국정부의 이라크 참전으로 인해 국제사회에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해도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이라크전 파병 반대 이유를 밝혔다.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민교협) 손호철 교수(서강대 정치학)는 “부시의 일방적인 이라크 침략이 성공한다면, 그것이 전례가 돼, 북한에도 일방적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라크전 파병으로 국제사회 '왕따'될 것”**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 이관복 상임고문은 “파병결정은 불의를 지지하고 악(惡)과 함께 하는 것이므로, 국제사회에서 '왕따' 당해 미국에의 의존도만 높아질 뿐 다자간 외교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전이 정당성이 없다는 주장과 한국정부의 이라크전 파병 결정에 대한 성토도 줄을 이었다.

민교협 손호철 교수는 “국익을 위해 미국을 지지했다는 결정은 현실적일 수 있지만, 이라크 민중들의 피를 통해 우리의 피를 막자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당당한 외교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당당한 외교 펼치기를”**

환경운동연합 서주원 사무총장은 “이번 이라크전은 UN이 정한 전쟁의 조건인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침략당했을 경우’ 어느 부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우리의 생명과 안전이 중요하듯 이라크 민중의 생명과 안전도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자통협 이관복 상임고문은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를 국내정치식으로 주고 받는 협상을 하는 잔꾀를 부리고 있다”며 “외교에서의 잔꾀는 백전백태 한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여성단체연합 이오경숙 대표도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 정부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유엔에서의 논의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군대파견까지 약속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힘들다”며 “참여정부의 첫 외교부터 국민여론을 외면하는 독선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국회가 이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임행위이며, 역사적 책무에 대한 직무유기"라며 “이라크전 지원에 대해 국회는 마땅히 파병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이틀째 파병반대 1인시위**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차병직 변호사, 송경아 소설가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이틀째 ‘파병반대 1인시위’를 진행했다.

참여연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두 번째 공개서한’에서 1990년 걸프전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축출하는 ‘합법적’ 전쟁이었지만, 이번에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거 없이 군사행동을 하는 것은 국제법상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주도적인 외교로 지난 2월 출범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정책에 따르면 이라크 침공지원은 동맹국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범죄행위”라며 “한국정부가 이러한 ‘불법 침공’을 지원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7일 청와대 앞 1인시위가 공권력에 의해 제지당한 것에 대해 참여연대는 “이미 청와대 앞 1인 시위가 합법적인 것으로 판결났다”며 청와대에 공식 항의문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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