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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자금조성 문제만 규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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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자금조성 문제만 규명하자”

‘조건부 특검 수용론’에 한나라당 거부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12일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대북송금 특검법 처리 방향 등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측은 경제와 안보 문제에 대해선 초당적인 협력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특검법 처리에 관해선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DJ 측근까지 조사대상에 포함”**

특검법 처리와 관련, 노 대통령은 “자금 조성과 관련된 문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김대중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사람까지 포함해 가감없이 철저히 밝히되 (북한과의) 외교적 신뢰를 고려해 송금 부분은 여야가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송경희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여야가 수정안에 합의해주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공포하겠다”며 11일 자민련 지도부와 만나 공감대를 형성한 ‘조건부 수용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일 유인태 정무수석이 대북 비밀송금 사건의 책임자로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목한 데 이어 노 대통령이 직접 ‘DJ 측근’까지 조사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통과된 특검법은 수사기간과 범위, 비밀준수 의무 등 민주당 안을 대부분 수용한만큼 수사는 특검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대행은 “대통령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다만 아무리 특검이라도 북한을 조사할 수 없는 만큼 수사범위는 자연스럽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노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여야 후속협상 주목**

특검법 협상을 둘러싸고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입장조율에 실패함에 따라 사흘 앞으로 다가온 특검법 공포시한까지 여야간 후속협상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한 대야 관계와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 특검 거부권을 강행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민주당측에 전달하고 여야 협상을 주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도 13일 오전 박 대행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특검법 재협상을 포함한 다각적인 협상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유인태 정무수석은 "한나라당은 특검법 선(先) 공포, 후(後) 수정안 협상, 민주당은 선 수정안 마련, 후 거부권 행사 검토 입장인 것 같다"며 "민주당이 특검을 하자는 쪽으로 당론을 모은 만큼 잘 될 것이며, 거부권 행사 시한 하루 전인 14일까지 여야간 조율을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 정치보고는 받지 않을 것”**

한편 이날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국정원 보고에 대해 "북핵과 경제, 외교, 안보 등 정책보고만 받고 일체의 정치보고는 받지 않고 있으며, 주례보고는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국정원은 앞으로 정치와 담을 쌓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검찰과도 부당한 내부 거래없이 공정거래하겠다"고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 확보에 최대 역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했다.

노 대통령은 “금감원과 검찰, 공정위의 조사계획이 경제 불안요인이 된다. 최근의 경제난을 순환적으로 보지 말고 구조적인 측면에서 살펴달라”는 박 대행의 건의에 대해 "경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으며 기획이나 표적수사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관련학자들의 의견을 들어 경제를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박 대행은 한나라당 대구출신 의원들이 연명한 지하철 참사 관련 건의서를 전달하고 "북핵에 대한 국민 관심이 크다. 야당이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는 청와대에서는 문희상 비서실장, 유인태 정무수석 등이, 한나라당에선 박 대행과 김용학 비서실장, 김영일 사무총장, 이상배 정책위의장, 이규택 원내총무 등 당 3역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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