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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내각 '파격인사 4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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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내각 '파격인사 4인방'

강금실 법무ㆍ김두관 행자ㆍ이창동 문광ㆍ진대제 정통부

노무현 정부 초대 내각은 성, 학력, 서열을 파괴한 '파격성'으로 요약된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파격 인사의 주역.

강, 김, 이 장관은 40대 장관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는 평가와 함께 중앙행정부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평이 엇갈린다. 비교적 젊은 연령인 51세의 진대제 장관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정보통신 분야의 식견을 인정받는 한편, 출신 기업이 삼성그룹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ㆍ서열 파괴, 강금실 법무부 장관**

강금실 법무장관 임명은 이번 내각 구성의 최대 파격으로 꼽힌다. 서열과 남성 위주의 관료문화가 뿌리 깊은 검찰조직에 현직 검찰총장보다 무려 11기나 후배이자 여성 법조인이 수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강 법무장관 임명에는 특검 출신인 최병모 변호사의 추천이 가장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초 최병모 특검이 법무장관을 맡아주기를 권유했으나, 최 특검이 "가장 쓸만한 인재"라며 강 변호사를 강력천거하면서 그후 검찰 등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무장관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제주 출신의 강 장관은 경기여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사시 23회에 합격해 여성 최초로 형사단독 판사를 지냈으며, 서울고등법원 행정조세전담부 판사를 끝으로 13년 법관생활을 끝냈다.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 언론중재위원, 한국인권재단 이사 등 왕성한 사회활동도 해왔다.

2000년엔 벤처기업 컨설팅 업무를 주로 다루는 법무법인 '지평'을 설립, 대표를 맡았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현직 부회장이다. 지난해 8월엔 세계경제포럼이 처음 선정한 '아시아 차세대 리더' 18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강 장관은 13년간의 법관생활 동안 많은 일화를 남겼다. 5공화국 정권시절 서울지법 판사로 근무할 때는 시위로 즉심에 회부된 대학생들을 줄줄이 석방시켰으며, 93년 '사법파동' 때는 '평판사회의' 설립을 주도, 김덕주 당시 대법원장에게 '사법개혁 건의서'를 올리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선 검찰조직과 법무행정 경험이 없는 강 장관이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나갈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반면 강 장관의 법무장관 임명을 계기로 검찰개혁과 검찰의 독립성 확보가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강 장관은 "법무행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겸손한 자세로 일을 처리하면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장관으로서의 첫 포부를 밝혔다.

***지방 군수 출신 김두관 행자부 장관**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은 바닷가 시골의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스스로 인생을 개척한 삶을 살아왔다는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성장과정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격적 인사라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무명의 그를 행자부 장관에 낙점한 데에는 삶의 역정이 비슷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남해군 어촌 마을 출신인 김 장관은 보충수업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81년 전문대를 졸업하고 24세에 동아대 정치외교학과에 재입학, 당시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김 장관이 지방자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86년 서울민주통일민주운동연합(민통련) 간사로 활동하면서 3개월간 옥고를 치르면서이다. 김 장관은 이때 "사회변혁은 뿌리가 튼튼해야 하는데 우리에겐 뿌리가 없다. 지방에서 뿌리를 내리자"는 생각을 갖고 귀향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남해에서 남해신문을 발간하고 '책사랑 나눔터' 등 문화활동과 마을 이장을 맡는 등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을 펼쳤다. 이 덕분에 그는 95년 지방선거에서 최연소 군수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남해 군수로 재직시 지방언론의 병폐를 비판하며 군청 기자실을 폐쇄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이 대목 역시 언론개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게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장관은 "지방분권과 행정개혁 등 이 시대가 바라는 국정개혁 과제를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평범한 교사에서 장관까지, 이창동 문광부 장관**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의 수작을 잇따라 만든 감독으로 잘 알려진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인선도 이번 내각 구성의 파격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54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고, 경북대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했다. 교사시절인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전리'가 당선되면서 등단, '운명에 관하여' '녹천에는 똥이 많다' 등의 소설로 이상문학상 우수상,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1993년 박광수 감독의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각본과 조감독을 맡으며 영화계에 진출, 1995년에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각본을 써 그해 백상예술대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후 이 장관은 1996년 영화배우 문성근, 명계남씨 등과 함께 영화사 이스트 필름을 설립, '초록물고기'의 메가폰을 잡으면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 영화로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신인감독상, 각본상과 영화평론가상, 대종사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 국내 주요 영화제를 휩쓸었다. 두 번째 영화 '박하사탕'의 히트에 이어 세 번째 영화인 '오아시스'는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 이 장관에게 감독으로서의 국제적 명성을 안겨주었다.

예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개혁 성향의 젊은 영화인들과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을 펼치는 등 이 장관은 문화예술계 현안에 대한 개혁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표했다. 지난 대선과정에선 노사모와 함께 선거운동에도 참여했고, 노 대통령과 이 과정에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때 통추 출신의 이철 전 의원 내정설 등이 흘러나오면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으나, 결국 문화장관에 안착했다.

이 장관은 평소 말을 아끼는 과묵한 성격이지만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땐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소신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각 발표 후 문화계에서는 문화예술 전문인이 장관에 선임된 데 환영 논평을 내고 문화행정의 메커니즘이 아래부터 위로 진행되는 상향식으로 개혁되기를 기대했다.

***'미스터 반도체', 진대제 정통부 장관**

삼성전자 디지털 미디어 총괄사장 출신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신산업 육성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과제와 코드가 어울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경남 의령 출신의 진 장관은 서울대와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대를 거쳐 미국 스텐포드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다. 미국 휴렛패커드 IBM 연구원으로 일하다 85년 삼성전자로 스카웃 돼 16메가 D램부터 삼상의 반도체 독자개발을 지휘했다. 이후 64메가 128메가 1기가 D램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 삼성 신화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진 장관은 화려한 이력과는 달리 솔직 담백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쇼(CES)에선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박식하고 유머감각 있는 연설로 세계 IT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 '미스터 반도체', '미스터 디지털'로 불리울 정도로 진 장관이 IT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과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국가정보화와 IT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정통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진 장관이 국내외에서 IT 부문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어 통신업계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누구보다 업계의 입장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IT 업계의 해외시장 진출 등이 정책적으로 뒷받침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정기업 출신의 장관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통신시장에서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취약점도 제기되고 있다. 조각 발표후 정통부 일각에선 "전문경영인 출신 장관들이 재직중 통신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그 순수성을 의심받아 업체들의 반발을 사는 등 정책 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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