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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의혹 제기없이 총리인준 청문회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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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의혹 제기없이 총리인준 청문회 끝나

한나라당 인준 여부 놓고 갈등, 특검제 연계가 관건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1일 고건 총리 지명자를 비롯해 17명의 관련인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참석시켜 고 지명자의 국정수행능력과 과거 행적 등을 추궁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틀간의 청문회를 마쳤다.

정치권은 이번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5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취임식이 끝난 직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고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인준동의안 통과 여부는 당초에 비해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으나, 부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총리인준과 특검법이 연계 처리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두 안건의 처리향방을 둘러싼 향후 여야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과거행적 국정수행능력 검증에 초점**

고 지명자에 대한 이틀째 국회 청문회에서도 전날 쟁점이 됐던 80년 5.17 당시 행적 등 과거 의혹과 국정수행능력, 정치적 소신 등을 검증하기 위한 특위위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은 79년 10.26 당시 국장 불참 의혹과 80년 5.17 당시 무단 결근 의혹과 관련, “가장 필요한 순간 핵심참모가 20일간 무단결근한 것은 파면감”이라며 “신군부에 의한 정부가 헌정이라고 해 참여한 것도 문제”라고 추궁했다. 한나라당의 임인배 의원도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고 북한이 남한을 보복 침범할 경우 고 지명자가 자리를 비울 것을 염려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고 지명자는 “10.26 당시 청와대 본관 1층 소접견실에 설치된 분향소의 대접견실 이설, 신문 국장공고 서명, 전국 분향소 설치 협의, 김종필 당시 공화당 부총재와 9일장 결정 등 업무를 수행했다”며 당시 홍성철 보사부장관과 동훈 통일부 차관의 사실확인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고 지명자의 정치적 소신과 국정운영 능력과 관련,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호주제 폐지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이에 고 지명자는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탈북주민들에 대한 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갈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지만 외교적 노력을 충분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이 “신정부 참여자 중 급진적 개혁성향 인사들이 있다”고 지적하자, 고 지명자는 “나는 합리적 개혁주의자이며 급진적 개혁에서 올 수 있는 시행착오를 예방하기 위해 조율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한 민주당 정장선 의원의 질문에 대해 고 지명자는 “미군 용산기지는 긍정 검토할 수 있으나 멀리 남쪽으로 가는 것은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의 한시적 특검제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에 대한 질문에는 “특검제는 한시적이라는 조건하에 좋다고 생각하며 비리조사처는 대통령 친인척 등 극히 제한된 기능을 갖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나라, 인준 여부 찬반론 엇갈려**

기존 의혹 외에 청문회가 별다른 쟁점 없이 끝나자 한나라당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국민 여론을 좀 더 살핀 뒤 최종 입장을 정리키로 했다.

소장파 의원들과 특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인준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으나, 부결사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종희 대변인은 “고건 총리지명자에 대한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에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노무현 정부의 책임 총리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중간평가”라고 논평했다.

이방호 의원은 “처음에는 새 정부 첫 총리인 만큼 해주자는 분위기가 강했으나 노 당선자를 견제할 수 있는 소신 여부 등에 회의가 들면서 급속히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세훈 의원은 “자질 등은 인정하나 결정적 순간에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없지않다”며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 소속 김홍신 의원은 “처음부터 고 지명자에 대한 반대를 표한 우리 입장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도 “군대문제, 재산문제, 기회주의적 처신을 보여온 사람이 고위 공직에 오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인준 반대 입장을 강하게 내비쳤다. 김 의원은 그러나 “당내에는 노무현 당선자와 처음부터 불편한 관계를 맺어서야 되겠느냐는 소극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다”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이같은 상반된 기류로 인해 한나라당은 총리인준안에 대해선 당론을 정하기보다 개인 의사에 맡기는 자유투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5일 본회의에 대북송금 특검 법안도 함께 상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총리인준 부결과 특검 통과를 동시에 밀어붙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 잇따른 초대형사고 때문에 총리인준 낙관하는 분위기**

민주당은 이번 국회 청문회를 통해 국민여론을 뒤흔들만한 결정적인 거부사항은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25일 의원총회를 열고 자유투표 또는 당론투표를 정할 방침이나 인준안의 국회통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다. 이번 청문회 과정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고, 대구지하철 참사와 최태원 SK회장 구속 같은 초대형 사고로 인해 청문회로 쏠리는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특위위원인 정장선 의원은 “고 지명자에 대해선 이미 알만큼 다 알고 있고 서울시장으로 검증받은 사람”이라며 “한나라당이 인준안을 부결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총리인준 동의안 처리에 앞서 특검법 우선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총리 인준마저 난기류에 휘말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총리인준 자체보다 한나라당의 특검법과 총리인준안 연계처리 전략에 대한 대책 마련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에 관한 안건은 최우선 처리하는 것이 오랜 관행임에도 한나라당이 이를 무시하고 특검법을 먼저 처리하자는 것은 대화와 타협은 포기한 채 다수의 횡포를 부리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특검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이를 막을만한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관용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을 개별 접촉, ‘특검 불가론’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수 사무총장은 “새 대통령에게 (특검제) 거부권 부담을 안기는 것은 옳지 않다. 당에서 일단 특검법 상정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면서 “오늘부터 한나라당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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