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은 30일 각각 개혁특위를 공식 출범시키고 당의 면모를 일신할 개혁 프로그램 마련에 착수했다.
이로써 양당의 당 개혁 작업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으나 당 쇄신의 주된 초점은 '개혁' 자체 보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겨냥한 당권싸움에 맞춰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친노 세력의 우세 분위기 속에 기존 당권파와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세 확산을 노리는 소장파들과 보수중진들 사이의 의견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차기 당권을 겨냥한 보수파-개혁파 사이의 세다툼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 친노세력 중심체제 재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개혁특위 위원장에 김원기 상임고문, 부위원장에 이협ㆍ문희상 최고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그러나 곧이어 열린 당무회의에서 송영길 의원 등 일부 개혁성향 의원들이 "계파간 안배"라며 위원장단 인선을 문제 삼는 등 진통을 겪었다.
추가적인 특위 위원 인선은 지역 안배와 원외 위원장 및 당외 인사 참여 등을 고려해 당초 15명선에서 30명 이하로 대폭 늘리기로 하고 한화갑 대표와 김원기 위원장이 협의해 31일 발표키로 했다.
노무현 당선자의 정치 고문격인 김 위원장이 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민주당에 대한 노 당선자의 당 개혁 구상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개혁특위에서는 중앙당 축소, 원내정당화, 지구당 진성당원화 등 당 개혁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당 지도체제 개편과 차기 전당대회 관련 논의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당 해체론'을 주장했던 쇄신파 의원들도 차기 전당대회를 겨냥, '내부 물갈이를 통한 당 개혁' 쪽으로 입장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개혁특위 차원에서 새 지도부 구성 때까지 당 개혁 프로그램을 주도하며 인적 청산 등의 요구를 관철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 개혁과 사람이 바뀌는 문제가 같이 가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해 쇄신파들의 인적 청산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또 "노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이전까지 당 개혁을 완료하고 새 지도부 구성을 마칠 예정"이라며 "특위 구성이 끝나는 대로 원내 정당화, 중앙당 축소, 진성당원을 통한 당 운영 방안을 본격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김원기 정대철 투톱체제를 중심으로 조순형 정동영 임채정 신기남 추미애 이해찬 의원 등 신주류 중심체제로의 재편이 예상된다.
반면 한화갑 대표가 차기 당권도전을 포기한 상태에서 한광옥 박상천 정균환 의원 등 차기 당권을 노리는 동교동계의 움직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나라, 당권경쟁 본격화 전망**
한나라당도 30일 당 쇄신을 위한 비상대책기구로 당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공동위원장 홍사덕 현경대)를 정식 발족시켰다.
그러나 특위가 전권을 가지고 당 혁신 프로그램을 집행해야 한다는 소장파들의 주장과 최소한 당무회의와 의원총회의 추인은 받아야 한다는 중진 의원들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대립해 특위 구성 첫발부터 진통을 거듭했다.
일단 서 대표가 "특위가 마련한 개혁안 등 모든 결정에 대해 의원총회나 당무회의는 토를 달지않고 그대로 추인하자"고 제안했고, 당무위원들도 이를 추인해 산고 끝에 특위 구성안은 통과됐다.
또한 미래연대 소속의원 11명을 포함한 28명의 특위 위원을 인선했으나 미래연대측은 선거 잔무 등을 제외한 당 운영 전권과 당 혁신프로그램의 집행권을 특위에 주지 않을 경우 특위에 불참키로 의견을 모아 후속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인선된 위원은 이강두 김형오(3선), 김광원 안택수 안상수 김문수 권오을 임진출 김영선(재선), 김영춘 임태희 김용학 이성헌 안영근 심재철 심규철 원희룡 이방호 전재희 서상섭 이주영 허태열 김용학 안영근(초선) 전석홍 양경자 고명승 정태근(원외) 등이다.
특위위원에 초재선 의원들이 22명이나 진출, 한나라당은 세대교체의 형식적인 명분은 내세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개혁세력 내부의 지도력이 미약하고 사분오열 돼 있어 이들이 주도권을 쥐고 당 개혁을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따라 한나라당 내분의 포커스는 형식적인 정당개혁 논의보다는 각 계파간 당권 경쟁쪽으로 급속하게 이동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소장파와 기존 당권파의 대립양상 이면에 가려졌던 최병렬 박근혜 강재섭 의원 등 TK(대구경북지역) 중진, 김덕룡 이부영 의원 등 개혁파 중진들의 2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권 경쟁이 향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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