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 제어 케이블에 대한 위조 사례와 마찬가지로 새한티이피가 전력·계측 케이블의 냉각재 상실 사고(LOCA) 시험 요구 기준(온도·압력)을 위조했다"고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그러나 시험 결과는 위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냉각재 상실 사고 시험은 원자로 냉각재가 상실되는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시험이다.
▲ 위조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난 신고리 핵발전소 1·2호기. 신고리 1호기는 계획 예방 정비 중이고, 신고리 2호기(오른쪽)는 출력을 낮춰 5월 29일 오후 5시부터 정지했다. ⓒ연합뉴스 |
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종류의 케이블에 대한 화재 시험에서 사전에 수행됐어야 하는 방사선 조사(照射·광선을 쬠)가 시행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원자로 내의 운전 변수를 감시하는 조립 케이블도 방사선 조사를 시행한 것처럼 서류가 위조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LOCA 시험에 대한 정밀 안전성 평가를 거쳐 교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방사선 조사를 시행한 후 화재 시험을 재시행할 예정"이라며 "조립 케이블의 경우에도 방사선 조사를 시행한 후 화재 시험을 재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안전옴부즈만'을 통해 핵발전소 비리를 제보한 사람에게 최고 10억 원 규모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핵발전소 운영 주체이자 관리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7일 <동아일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핵발전소 부품 검증 서류 위조에 연루된 관련자를 고소하면서 핵발전 마피아와 대기업 오너를 배제한 채 핵 산업계에서 비주류로 취급되는 사람만을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핵발전소 비리 사건이 터진 직후 불량 케이블을 생산한 JS전선의 전 대표 황 모 씨, 새한티이피의 현 대표 오 모 씨, 검증 데이터를 직접 위조한 이 회사 전 직원 문 모 씨 등 3명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JS전선의 현직 대표는 고소하지 않고 전직 대표를 고소했다. 현재 JS전선의 공동 대표 중 한 명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구자엽 LS전선 회장이다. 전 대표는 이미 2년 전에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6년부터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온 새한티이피에서 설립 초창기부터 대표를 맡아온 고 모 씨 역시 고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 씨는 문제가 된 시험 성적서를 승인하는 기관인 한국전력기술 부장 출신이다. 이번에 고소를 당한 현 대표 오 모 씨는 2007년 말에 대표 이사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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