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북한, 군사력에 집중하면 자멸하게 될 것"

신임장교 임관식서 "군은 산업화와 경제발전 이끈 견인차"

박근혜 대통령이 육해공군 신임장교 합동 임관식에서 북한을 겨냥한 강력한 메시지를 내놨다. 현재 남북 간에는 "제2의 조선전쟁", "김정은 정권 소멸" 등 험한 말이 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 수반인 박 대통령이 비록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의 연설을 함으로써 긴장 수위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8일 계룡대에서 열린 임관식 축사를 통해 신임 장교들에게 "여러분의 조국에 대한 긍지와 애국심, 헌신이야말로 나라를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국가가 아무리 강한 무기가 있고, 아무리 핵무기가 발전해도 무기만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민은 굶주리는데 핵무기 등의 군사력에만 집중한다면, 그 어떤 나라도 결국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안보상황은 매우 위중하다"면서 "북한은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강행하고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국가 간 영토분쟁과 군비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튼튼한 안보와 부강한 나라로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다 바칠 것"이라고 다짐하며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처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선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서 남과 북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과 조국 통일의 길을 탄탄히 닦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軍이 대한민국 발전 이끌어"

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창군 이래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어 온 견인차였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군은) 해방 이후 혼란기에는 정부 수립의 기초를 다졌고, 6.25 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안보 위기에서 나라를 지켰으며, 산업화와 경제발전에도 기여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우리 군이 지켜온 역사의 순간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새 정부에서는 우방국들과의 국방협력을 적극 강화하고, 자주국방 역량을 더욱 강화해서 포괄적인 국가안보 역량을 높일 것"이라며 "군의 사기를 드높이고, 복지를 증진하는데도 적극 노력할 것이다. 복무환경과 병영문화의 개선을 통해 보람 있는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군에 약속했다.

한편 임관식이 열린 이날은 제105회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박 대통령은 축사를 하면서 "당당히 고된 훈련을 통과하고 임관하는 163명의 여군 장교 여러분 축하드린다"며 "성별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군 장교로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특히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과 계급장을 가장 먼저 수여받은 이 또한 육사 수석 졸업자인 여성 양주희 소위(69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