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이 분단된 것을 잊고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대한 반발로 비핵화 포기를 천명한 가운데여서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4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46차 통합방위회의 참석자 200여 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이 분단된 나라가 이만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민, 관, 군, 경 모두가 안보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안보 분야 종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북한 국방위원회는 "6자회담도 9.19 공동성명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계속 발사하게 될 여러 가지 위성과 장거리로켓도,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시험도 우리 인민의 철천지원수인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실험'은 3차 핵실험을 시사하는 표현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권을 이양하고 있는 과정에서 제일 걱정스러운 것이 이양 과정에 혹시 북한이 도발한다든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한다든지 하는 점"이라며 "나는 여러분, 특히 우리 군이 굉장히 철통같이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얼마 전 전방 애기봉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밝힐 때, 불이 켜지면 북한이 당장 (도발을)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나는 사실 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해 놓고 있어도 절대 북한이 함부로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는 그냥 구걸한다고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때로는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스스로 강해졌을 때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전에는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우리가 대응을 못 한다고 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 북한은 우리가 도발에 대한 대응을 강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무슨 짓을 해도 우리가 대응을 못 한다고 되어 있던' 때가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문맥상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평도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무력도발이 일어난 때는 이명박 정부 시기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퇴임을 앞둔 소감과 관련해 "나는 이제 새로운 희망을 갖는다"며 "이제 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산다고 하는 데 굉장히 벅차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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