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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전쟁 선동의 컨베이어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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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전쟁 선동의 컨베이어벨트"

[해외시각] "중동 보도에서 철저히 네오콘적 시각"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초일류 신문이다. 미국에서만 일류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러하다. '관점'의 측면에서는 영국의 언론들이 비교적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팩트'의 힘으로 이슈를 선도해 나가는데 있어 두 신문의 위상은 압도적이다.

또한 한국 언론들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성숙한 모습도 보여준다. 예컨대, 사담 후세인이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있고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기 때문에 공격해야 한다는 부시 행정부의 주장에 편승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반성과 성찰의 사설을 썼다.

그러나 그처럼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두 신문의 관점은 철저히 미국적이다. 미국의 국가 이익을 기준으로 한 선과 악, 옳고 그름이 곧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선과 악이요 옳고 그름이다. 아무리 성숙하고 진보적인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그러한 속성이 잘 드러나는 이슈는 무엇보다 전쟁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에서 왜 전쟁을 하는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보도에 대해 사과를 했어도 새로운 전쟁에 닥치면 역시 마찬가지다. 유대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옹호한다.

미국의 탐사보도 기자인 로버트 패리는 그런 두 신문의 행태에 대해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앞잡이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한다. 그는 지난 2일 자신이 운영하는 독립 인터넷 매체 <컨소시엄뉴스>에 게재한 글에서 특히 중동 문제 보도에서 두 신문이 네오콘적인 속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리비아 전쟁, 2009년 이란 대선 부정 시위 사태,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한 보도가 그의 비판 대상이었다.

패리의 분석은 미국 언론의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의 독자들이 보기에 생소하고 음모론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맹목적으로 믿을 수만은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로버트 페리는 1980년대 <AP> 통신, <뉴스위크> 기자로 있으면서 이란-콘트라 게이트에 대한 보도로 조지 포크 언론상을 받은 저명한 언론인이다. 1995년부터 <컨소시엄뉴스>를 운영하고 있고, 2000년부터 4년간 <블룸버그> 통신에서 일하기도 했다. 다음은 패리가 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원문보기) <편집자>


▲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첫화면 캡쳐

네오콘은 전쟁, 그리고 전쟁만을 원한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네오콘의 앞잡이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두 척의 배처럼 행동한다. 대서양 항해 경쟁을 벌였던 타이타닉호와 루시타니아호처럼.

지난 1일자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정부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리비아와의 전쟁을 독려하기 위해 연료를 잔뜩 퍼부었다. 뉴욕타임스의 편집자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를 깨끗이 처리하지 않은 채 전쟁을 끝내는 협상이 이뤄지는 것을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 같다.

뉴욕타임스는 리비아 반군과 정부군의 정치적 타협 가능성에 관한 각측의 최근 논의를 보도하면서 초조한 심정을 드러냈다. "우리는 전쟁의 종식을 열망한다. 그러나 미 정부와 나토는 반군의 편에 굳건히 서 있어야 하며 카다피의 즉각적인 퇴진과 리비아인들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해법이 아니라면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토가 카다피군에 대한 공습을 지속해야 하며 트리폴리의 카다피 관저에 대한 폭격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저 폭격은 명백한 암살 시도로 현재까지 카다피의 아들 한 명과 손자·손녀 셋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카다피는 나토가 공습을 계속할 경우 자신의 지지자들이 유럽 내에서 보복 공격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의 한 터프한 논설위원은 "미 정부와 파트너들은 반군이 카다피 퇴진 후의 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필요한 통치기구를 만들기 시작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방된" 리비아에 나토군이 장기 주둔해야 함을 시사한 것이다.

네오콘의 꿈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읽고 있으면 네오콘들의 원대한 구상은 결코 없어지지 않았음이 분명해 진다. 에너지의 보고인 중동이 서방에 장악되고 이스라엘에는 덜 위협적인 지역이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 말이다.

미국인 6000명 이상이 희생되고 1조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재앙이 네오콘들로 하여금 제국주의적 오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가르쳐 줬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전쟁이 닥치면 그러한 교훈은 사라져 버린다.

"전쟁의 최초 희생자는 진실"이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 그러나 그 전쟁이 계속되는 것이라면 어떨까? 역사는 끝없이 왜곡되고, 팩트들은 잊혀지고, 역사가 현재의 정치 선전을 위해 재구성되는 조지 오웰의 <1984> 같은 세상을 맞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라는 가장 명성 있는 두 신문이 거기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중동 문제와 관련해 두 신문은 언론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포기한다.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의 무슬림 통치자에 대한 어떤 극단적인 주장도 두 신문에서는 묵인될 뿐만 아니라 환영을 받는다.

예를 들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그는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를 빼내서 죽게 하는 등 악마 같은 일을 했다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비난을 받았다. 2002~03년이 되자 후세인은 대량살상무기를 알카에다에 건네주고 미국 본토를 공격하게 하려 하는 악마가 됐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갈림길에서 미국인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 필요가 있을 때 두 신문의 편집인들은 호전적인 쪽에 편승하기 위해 애를 썼다. 전쟁 선동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미국 주류 언론 밖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주목을 끌지 못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전쟁을 선동하는데 신중하기보다 오히려 그 선동을 배달하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행동했다.

2002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 때 뉴욕타임스는 후세인이 핵무기 제작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을 구했다는 오보를 냈다. 이에 질세라 워싱턴포스트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2003년 유엔 연설에서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했던 거짓 연설을 지지하는데 거의 모든 사설란을 바쳤다.

미국이 이라크를 정복하고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걸 알게 되자 워싱턴포스트 사설란 편집 책임자 프레드 히아트는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명백한 사실"인 양 보도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후 <콜롬비아 저널리즘 리뷰>에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처럼 부정한 언론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히아트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라크 침공 8년이 지났어도 그는 워싱턴포스트의 핵심 논설위원으로 있고, 여전히 미국 정부를 부추겨 카다피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중동의 '나쁜 녀석들'을 물리치기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부추기고 있다.

이에 질세라 뉴욕타임스도 앤드류 로젠탈을 여론면(面) 책임자로 앉혔는데, 그는 개인적인 성향도 네오콘일 뿐더러 그런 집안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그의 부친은 뉴욕타임스의 전 편집인 A.M '아베' 로젠탈로 1980년대 이 신문의 성향을 오른쪽으로 틀게 한 영향력 있는 네오콘 이데올로그였다.

무너지는 '장벽'

뉴스와 논평 사이에 '벽'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는 빌 켈러가 편집인이 된 이후 8년 동안 뉴스에서도 네오콘적 성격을 뚜렷이 띠게 됐다.

콜린 파월의 유엔 연설이 있은 후 켈러는 뉴욕타임스 주말판에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했던 거의 모든 거짓말들을 수용하는 기사를 썼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고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자리인 뉴욕타임스 편집인이 됐다. 그 후 켈러는 지속적으로 네오콘의 목표를 추구하는 뉴스를 추구했다. 특히 무슬림 '적들'에 대한 선동에 적극 나섰다.

켈러는 2009년 이란 대선 보도 책임자로 자신을 임명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 뉴욕타임스는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반(反) 아마디네자드 시위대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로 간주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대부분 무시했지만, 메릴랜드대학의 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PIPA)은 아마디네자드가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이란 사람들이 아마디네자드를 정통성이 없는 대통령으로 보고 있다고 결론 내릴만한 증거도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PIPA는 2009년 6월 12일 선거 전후로 이란에서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여론조사에서 아마디네자드에게 표를 던질 생각이거나 던졌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선거 직전에는 52~57%였고, 선거 직후에는 55~66%였다.

PIPA의 스티븐 쿨 소장은 "우리가 발견한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선거 과정에서 불법이 저질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과반수가 아마디네자드를 거부했다는 판단을 뒷받침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안보 분야의 정부 당국자였떤 플린트 레버릿과 힐러리 만 레버릿의 분석도 유사한 결론에 도달했었다. 그들은 미국 분석가들의 "개인적인 정치적 목표"가 그들로 하여금 반 아마디네자드 시위대의 편에 서게 했다고 말했다.

이란 대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이 의심스러운 주장은 이란의 최고 적국인 이란의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regime change) 네오콘들의 주장과 호응한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주요 논평가들을 비롯한 네오콘 성향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이란 핵·군사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공습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란 정부를 혼란에 빠뜨리는 비밀 작전의 강도라도 높여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 첫화면 캡쳐

리비아 전쟁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논설위원들은 리비아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최전선에도 서 있어 왔다. 그들은 리비아 정부군을 초토화할 수 있는 전투기들을 동원해 반군을 지원해야 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그러한 견해는 두 신문의 편향된 뉴스로 나타나고 있다. 두 신문은 1988년 스코트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일어난 팬암기 폭파 사건 당시 리비아의 역할에 대해 "명백한 팩트"인 양 다뤘다. 그러나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온 많은 사람들은 리비아가 그 테러 공격과 관련되어 있다는 데에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

2001년 스코틀랜드 특별 법정이 리비아의 정보요원 알리 알메그라히를 폭파범으로 판결한 것은 사실이다. 또 한 명의 리비아인은 무죄로 석방됐다. 그러나 메그라히에 대한 법정 공방은 2009년 그가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인도주의적 이유로 석방되기 전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2001년 메그라히에 대한 법정의 평결은 법적 정의보다는 정치적 타협에 따른 결과라는 측면이 크다. 판사 중 한 사람은 다트머스대학 정치학 교수 덕 반데발레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라는 엄청난 압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핵심 목격자의 증언이 의심스러운 것으로 판명난 후 스코틀랜드 형사 재판 검토 위원회는 2007년 메그라히에 대한 유죄 판결은 오심이었을 수 있다는 강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더 강한 정치적 압력이 작용하면서 그 재검토 과정은 메그라히가 석방될 즈음이던 2009년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었다.

메그라히는 암 선고를 받고 보다 빨리 석방되기 위해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그게 유죄를 인정한 건 아니다. 그는 지속적으로 무죄를 주장해 왔고 일부 언론도 깊은 의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리비아 연루 사실을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다루고 있다.

중동이나 세계의 다른 어떤 곳에는 다양한 '악당'들이 있지만 선동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 악당들의 일부만을 선별해 분노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사한 상황들이 여기저기 있지만 한 사람이나 한 국가만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분노와 긴장을 높였다 낮췄다 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라면 독립적인 언론들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에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미국 정부의 행동 동기에 이익을 보는 특정한 집단이 있는지를 따지며 교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30여년 이상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그리고 미국의 다른 언론들은 대단한 '애국심', 미국의 '적국'에 대한 강한 증오, 미국과 이스라엘 정책 결정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선동에 속아 넘어가면서 서로 협잡해오고 있다.

미국의 언론인들이 정부의 공식 입장에서 벗어나는 보도를 할 경우 언론인으로서의 경력에 오점을 남기는 조치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최고 수준의 언론들이 오랜 기간 편향을 보여 왔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며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그리고 많은 다른 언론들이 선동의 도구가 되도록 단지 강요당한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 매우 자발적으로 그래왔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언론계의 많은 고위 인사들든 네오콘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고, 그로 인해 전쟁 매파들은 대통령이 자기네 사람이 아니더라도 미 정부 권력의 중심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네오콘의 앞잡이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계속 경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신문은 결국 침몰해버린 타이타닉과 루시타이아처럼 그들을 엄습해오는 위험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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