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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스칸은 '발정난 침팬지' 같았다"

9년전 성폭행 모면한 여성 폭로…모친 "당시 고소 말린 것 후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폭행 혐의로 미국 뉴욕 경찰에 체포된 사건은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이라는 자크 아탈리조차 '정적'에 의한 음모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할 정도다.

스트로스칸은 재정위기에 빠진 나라들의 명줄을 좌우하는 IMF의 수장일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는 내년 4월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으로 재선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보다 당선이 확실한 최강의 대선후보로 꼽혀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사회당은 17년만의 정권 탈환을 위해 스트로스칸이 출마만 결심하면 당내 경선없이 그를 대선후보로 추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넘치는 '성욕'을 주체못하는 호색한이라는 비난을 늘 받아왔을 뿐 아니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성관련 사건들이 재조명되고 있어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 지난 2002년 스트로스칸에 의해 성폭행을 당해 고통을 받아왔다고 폭로한 트리스탄 바농. 그녀의 모친은 사회당 지구당 간부로서 당시 딸이 고소를 못하게 한 행위를 후회한다고 말했다.

"사회당 간부의 딸, 두 번째 부인의 '대녀'를 성폭행"

16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일요일 밤 프랑스에서는 TV에서 또다른 충격적인 폭로가 방송됐다. 사회당 지구당 간부인 한 여성이 "스트로스칸은 지난 2002년 내 딸(트리스탄 바농)을 강간하려고 했다"고 말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트리스탄 바농은 20대 여성으로 스트로스칸의 두 번째 부인의 '대녀(goddaughter)라는 특별한 관계라는 점이다.

바농은 2007년 한 TV 프로에 나와 스트로스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사건 당시의 상황을 말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스트로스칸의 이름은 '삐' 소리로 처리됐지만, 바농이 스트로스칸에 대해 묘사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바농은 "스트로스칸은 '발정난 침팬지' 같았으며, 그에게 '이것은 강간'이라고 말하면서 경고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격렬하게 그를 발로 차고 저항한 끝에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바농은 변호사와 이 사건에 대해 상의를 했지만 고소하지는 않았다. 바농은 "정치인과 문제가 있었던 소녀로 알려지면서 내 청춘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또한 바농의 모친 안 망수레는 일요일 TV 프로에서 "당시에는 스트로스칸의 행동을 성격 탓으로 믿고 싶었고, 그의 가족들과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고려해서 딸이 법적 대응을 하지 말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망수레는 "지금 생각해보니 내 딸이 고소하지 못하도록 한 내 행동에 미안하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후회했다.

망수레는 스토르스칸에 대해 "다른 면에서 보면 따뜻하고,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면서 "하지만 그 사건 이후 내 딸은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으며, 지금도 정신적으로 깊은 상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로스칸, IMF 총재직 곧 물러날 것"

스트로스칸이 성적 문제로 궁지에 몰린 것은 이런 사건들 뿐이 아니다. IMF 총재에 취임한 이듬해인 지난 2008년 스트로스칸은 IMF 이코노미스트 '피로스카 나기'라는 여성과 '지위를 이용한 성적 관계'를 맺은 혐의로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당시 스트로스칸은 '상대방과 합의하의 성관계'라고 주장하고, 세번째 부인인 안 생클레르는 "나기와 남편의 성관계는 '원나잇 스탠드'였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나기는 IMF 내부의 여성 직원들에 대한 성적 괴로힘을 언급하면서 "스트로스칸은 '의심할 여지없이' 지위를 이용해 자신을 유혹했다"며 분노를 표현하며 사표를 냈다.

스트로스칸이 그동안의 성추문 사건들과 관련해 억울한 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그의 사회적 명예와 위상은 유지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스트로스칸은 기소 여부 절차를 밞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뒤 몇 시간 내에 사임할 것"이라는 전망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IMF도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의 대행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이번 사건의 진상과 관계없이 스트로스칸의 프랑스 대선 출마 가능성도 물건너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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