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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 "대화파도 北 비판해야"…이종석 "北 호전성은 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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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 "대화파도 北 비판해야"…이종석 "北 호전성은 상수"

'평화를 위한 소통과 연대' 토론회 열려

한반도평화포럼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시민평화포럼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평화를 위한 소통과 연대'라는 주제로 신년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2부에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정현백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성균관대 교수) 등이 최근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토론에서는 특히 남재희 전 장관과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도했던 이종석 전 장관이 '다르면서도 같은' 대북관·정세관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남재희 전 장관은 우선 '대북 대화파'가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 행위를 비판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화파들이 북에 대해 할 말은 해야 보수적인 사람들도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할 것"이라며 "비판은 전혀 하지 않고 통일과 대북 지원만 얘기하고 남쪽 정부만 비판하니까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남 전 장관은 또 "북한이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대단한 위기 상황에 있는 건 사실"이라며 "북한 붕괴론만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문제지만 북한의 위기 상황을 준비하지 않고 평화론만 제기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 자료사진
이에 이종석 전 장관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당연히 규탄해야 하고 나도 규탄했지만 '저런 사람도 북한을 비난하는 구나'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물으며 "대한민국에 세금을 내고 대한민국 군대를 가는 국민의 입장에서 우리 정부에게 할 말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투사할 수 있는 힘의 범위 안에서 얘기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어 "북한의 호전성은 상수지만 전두환 정부 때부터 그 호전성을 남쪽이 관리해 왔고 그에 따라 호전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며 "그러나 이 정부가 북의 호전성을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평도 포격과 같은 야만적인 행동을 벌였다. 전두환 정부 때보다 못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북한 유사시에 대한 대비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북한 급변사태의 1% 가능성만 있어도 정부가 대비하는 게 마땅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대비 계획이 있었다"며 "다만 급변사태가 정말 일어났을 때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공개하지 않았을 뿐인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급변사태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고 말했다.

"北 주민의 대미 공포심 없애야 핵 폐기 가능"

남재희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도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그는 "북한의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비용을 적게 지불하려면 쌀도 주고 의약품도 주면서 유화정책을 씀으로써 북이 연착륙하도록 하는 게 지혜"라며 "북한 붕괴론을 신뢰하면서 대북정책을 쓰는 건 참 어리석다"고 말했다.

남 전 장관은 또 "이 정부는 흡수통일을 생각하는 모양인데, 한국전쟁 때 모택동의 아들을 포함해 30여 만 명을 희생시킨 중국이 (흡수통일된 한반도에 남을) 미군기지를 어떻게 허용하겠나"라며 "북한이 위기에 처할수록 우리가 그들의 탈출구를 열어주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재임 중 미국의 정밀타격을 염려해 잠자리를 매일 옮겨 다녔고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원수는 미군의 폭격으로 딸을 일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어마어마한 정확도를 가진 미군이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언제 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북이 핵 개발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프레시안 자료사진
그는 이어 "미군이 남한과 일본의 안보를 핵으로 보장해주는 상황에서 북한은 마지막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해 줘야 핵 포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전쟁 때 미국의 폭격으로 북한이 석기시대로 갔다고 했다. 그처럼 이북 사람들의 대미 공포심은 몸에 박혀 있다"며 "그런데도 핵을 먼저 포기하면 1인당 GDP 3000달러가 되게 해준다는 건 난센스"라고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강도한테 총을 먼저 치워야 돈을 주겠다고 하면 얘기가 안 된다. 총과 돈을 동시에 교환해야한다"며 "북한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해서 6자회담을 통해 동북아 평화체제를 형성시켜야 핵이 없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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