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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해법? "NLL을 남쪽으로 물려 다시 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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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해법? "NLL을 남쪽으로 물려 다시 그어라"

셀리그 해리슨 "미국 주도로 새로운 해상경계선 그어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두 명이 <뉴욕타임스>에 연명으로 칼럼을 기고했다.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과 1976~78년 한미1군단 사령관을 역임한 존 커시만 전 미 육군 중장은 북방한계선(NLL)을 남쪽으로 물려서 다시 그으라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한미1군단사령부는 현재의 한미연합야전군사령부(CFA)의 전신이다.

이들은 13일자 칼럼 '물 위에 선 긋기'(Drawing a Line in the Water)에서 NLL의 역사적 기원은 북한에 대한 방위선이 아니라 남한 선박이 북쪽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한 제한선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NLL 재설정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황당할 수 있다. NLL 바로 남쪽에는 한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백령도, 우도 등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해상에서의 북한의 무력 도발이 주로 꽃게 성어기인 여름에 많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지역에서 잡히는 꽃게는 도발의 빌미가 될지는 몰라도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칼럼은 몇 가지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을 던져준다. 그 중 하나는 미국인들이 미국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 칼럼에서 미국이 NLL을 다시 설정할 권한이 있으며 또 그것이 전쟁 위험을 줄인다는 이 나라의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인들에게는 불쾌하겠지만 그것은 사실이기도 하다. 또한 연평도 도발의 원인을 둘러싼 이른바 '햇볕정책 책임론' 논란에 대한 외부의 시각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원문 보기) <편집자>


물 위에 선 긋기 (Drawing a Line in the Water)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초래된 이번 위기는 많은 미국인들을 당혹시켰다. 왜 북한은 사람이 드문드문 살고 있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섬을 포격했는가? 왜 미국은 이곳에 항공모함 전단을 통째로 파견했는가?

하지만 이 사건을 최근 10년에 걸쳐 있어 온 남북한 해군 간 충돌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좀더 의미가 뚜렷이 보인다. 이 일련의 충돌은 유엔(UN)군이 북한의 동의 없이 1953년 정전조약 후에 서둘러 그은 논쟁적인 해양분계선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를 둘러싼 분쟁으로 수 차례 유혈사태를 불러온 해군 간의 교전이 있었다. 1999년의 교전에서는 17명의 북한 사상자가 났고 2002년 교전에서는 남측 4명, 북측 최소한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실제로는 2002년 서해교전 전사자는 6명이다. <편집자>)

지난 2007년 10월 이 악순환은 끊어지는 듯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황해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강경파(hard-liner)인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고 그는 즉시 이 합의(accord) 내용을 부인(disown)했다. 이로 인해 최근의 분쟁의 장이 시작된 것이다.

북한은 답을 보내 왔다. 북한은 분쟁 지역 근처에 해안포 진지를 구축하고 남한이 자신들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비난했다. 2008년에 북한은 이 지역에 단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했고 올해 3월 남한 해군함정 천안함은 남한 조사단이 북한의 어뢰공격이라고 결론지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침몰했다. 연평도 포격 2주 전인 11월 9일에는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 남한 해군함정과 교전을 벌였다. (필자들이 지난해 11월 9일의 '대청해전'을 올해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 올해 1월 북한은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상으로 수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 화면상에 보이는 노란 선이 북방한계선, 붉은 선은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분계선이다. ⓒYTN화면캡처=뉴시스

황해에서의 이 충돌을 종식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없는가? 있다. 그리고 해결책은 명확하다(straightforward). 미국은 NLL이라고 불리는 이 논쟁적인 해양분계선을 살짝 남쪽으로 옮겨 다시 그어야 한다.

NLL이 '북방'한계선이라고 이름지어진 것은 북한 쪽으로 넘어가려는 남한 선박을 제한하기 위해 그은 선이기 때문이다. 남한의 이승만 대통령은 여전히 승전을 꿈꾸며 정전조약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북한 정권을 타도하자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희망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NLL은 남한에 최고의 어장을 마련해 주었다. 많은 무력충돌이 꽃게잡이철인 여름에 발생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만약 경계선이 좀더 공평하게(equitable) 그어진다면 긴장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선을 다시 그을 권한이 있다. 1950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한국에 유엔군사령부를 설립할 것을 결의하고 그 사령관을 지명할 권한을 미국에 주었다. 그 때의 사령부는 지금도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의 월터 샤프 주한미국사령관은 1953년 정전협정에 서명한 마크 클라크 장군의 사령관직을 물려받았다. (주한미군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을 겸임한다. <편집자>)

오바마 행정부는 남북한 모두와 잘 협상해 새로운 경계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지 정할 수 있다. 남북한 모두로부터 동의를 얻어 새로운 경계선을 확정해야 한다. 남한에 경계 재설정과 관련해 거부권(veto)을 허용해서는 안 되며 북한은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을 미래에 또 저지른다면 한미 연합전력으로부터 신속하고 적절한 보복공격을 당할 것임을 경고받아야 한다.

이상적으로 보면 해상 경계선을 재설정하는 것은 단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의 임시적인 정전 협정을 대신할 평화 조약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 무대를 마련해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낼 수 있다. 남한은 정전협정에 서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북한은 남한이 평화체제에 참여하는 데 동의했다.

하나의 가능한 대안은 정전체제를 '3자간 평화체제'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 구상은 북한 인민군 상장(한국군 중장에 해당)인 이찬복 판문점대표부 대표가 제안한 것이다. 이 구상은 남북한군과 미군은 '상호안전보장체제'를 설립해 비무장지대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비 통제와 신뢰 구축을 시작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표는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대체되더라도 북한은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명백히 말했다.

황해에서의 긴장을 줄이는 것과 비무장지대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미국의 한반도정책의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과의 정상적 외교관계 수립을 통해 미국이 또 하나의 한국전쟁에 연루될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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