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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만 살 판 났다…미ㆍ중 대립하면 누가 득 보는데"

<가디언> "미국이 직접 북한과 대화 나서야" 촉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또다시 중국의 대북 영향력 발휘를 촉구한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중국 탓만 하지 말고 직접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6일(현지시각) 칼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문제로 중국을 비난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에서 "한반도의 긴장은 위험스런 수준이며 중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신문은 북한은 때때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며 중국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서 이는 지난 선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선례란 1994년 핵위기와 이번 포격사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원문 보기) <편집자>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불러왔다. 하지만 미중관계에서도 새로운 긴장 기류가 보인다. 이런 긴장의 확대는 현명하지도 이성적이지도 않다. 두 초강대국은 대립으로 인해 그들이 얻을 수 있었던 것을 잃고 손해를 보고 있다. 북한만 살 판 났다.

연평도 사태 이후의 대립으로 인한 위험한 부산물은 6일자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한 '익명의 고위관계자'의 말에 극적으로 나타난다.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에 대한 백악관의 경악과 분노를 대변하듯 이 관계자는 이렇게 불평했다. "지난 8개월간 중국의 대북 포용정책으로 인해 북한은 중국이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그는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 시설 건설이나 포격 도발 등의) 행동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시각에는 중국이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포격 도발을 비난하기를 거부한 점도 작용했다. 국제 조사단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비난했을 때도 중국은 천안함 사건은 '설명할 수 없는 사고'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고의적 무지'라고 부른 그 태도를 유지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북한 핵개발에 대한 유엔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미국 대통령과 의회, 언론은 국제 안보 이슈에 대해 스스로의 정당한 분노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능숙하다. 이 점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상황도 바로 그렇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중국은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들을 초청해 북한을 억지하거나 제재할 추가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심지어 동북아의 '반중(反中) 블록'을 만들자는 얘기도 있었다. 이런 생각은 미국과 일본, 그리고 북한의 강경파들을 즐겁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남한에서 북한에 적대적인 기조가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남한의 여론은 정부의 초기대응이 약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 국방부 장관은 참회의 뜻으로 사퇴했고 김관진 신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전투기까지 동원해서 비례성의 원칙을 넘어선 강도 높은 반격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리듯, 남한은 6일부터 주변 해역 29곳에서 1주일 간의 해상사격훈련을 시작했다. 지난달 북한 포격 도발의 빌미가 됐던 것도 이같은 훈련이었다. 이번에 연연평도는 사격구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남북 해군 간의 충돌이 있었던 대청도는 포함됐다.

북한은 예상대로 위협적으로 나왔다. 북한은 "(남한은) 군사적 도발과 전쟁책동에 더욱 미쳐 날뛰고 있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통제불능의 극한상황으로 더욱더 치달아 오르고 있다.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번지겠는가 하는 것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말했다.

적어도 중국의 시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여러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경직된 태도를 보이는 것과 이 지역에서 미군의 군사행동을 강화하는 것이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북한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지 (미국과는) 매우 다른 계산법을 가진 중국의 입장은 미국과는 거의 정반대다. 이런 입장차가 계속되고 심화된다면 무력 충돌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전화 통화로 북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은 지난 9월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나누는 두 정상의 모습. ⓒ뉴시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6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과 한국에 냉정을 되찾으라고 충고했다. 후 주석은 "중국은 현재 상황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으며 한반도는 매우 깨어지기 쉬운 안보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 상황이) 적절히 다뤄지지 않으면 긴장이 통제를 벗어날 것이고 이는 아무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우리에겐 긴장 고조가 아니라 완화가, 충돌이 아니라 대화가, 전쟁이 아니라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북한의 도발은 용납할 수 없다는 명백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되풀이해 말했지만 미국에서 믿지 못하는 것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서 중국 지도자들이 북한이라는 "버릇없는 아이"에 싫증이 났으며 남한 주도의 통일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이런 유연한 태도는 미국의 힘을 빼놓았다. 또한 미국은 핵무기로 무장한 '불량 국가'가 이웃 나라들과 중국의 국익을 위협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데 실패했다.

전례로 보아 어떤 정도의 상황에 도달하면 북한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도, 동맹인 중국의 말을 듣지도 않는다. 지금 다시 '그 정도의 상황'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비난하는 것을 그만두고, 북한을 군사력으로 압박하는 것도 그만두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어쨌든 대화는 그의 장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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