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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 비웃을 무역전쟁 발발 우려"

WTO 공동성명…로고프 "미국은 상처입은 사자"

미국이 대대적인 달러 찍어내기(양적완화) 조치로 환율 전쟁이 촉발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등 3개 국제기구가 1930년대 대공황을 심화시킨 보호무역주의 망령이 부활할 위협에 대해 공동성명으로 강력 경고했다.

성명은 외환시장 급변동으로 G20 주요국들의 보호주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세계 경제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글로벌 불균형은 국제 협력을 통해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성명은 G20이 보호주의를 초래할 환율전쟁을 종식시킬 것을 촉구했다.

▲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들이 공동성명으로 환율전쟁과 보호무역주의의 발호를 경고하면서 G20 서울 정상회의가 떠안은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5일 경기도에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참여한 모의 G20 정상회의 한 장면. ⓒ연합뉴스

WTO 등 국제기구 공동성명, G20 서울회의 부담감 커져

이에 따라 11일 한국에서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는 향후 글로벌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부담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는 경주 G20 재무장관회에서 합의된 환율 가이드라인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고 공화당이 득세하는 정세변화로 인해 미국은 문제를 일으키는 당사자이지 해결을 위한 협력자가 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런 난관을 타개할 실행가능한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기의 역사를 분석한 <이번엔 다르다>라는 신간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Beware of Wounded Lions'라는 칼럼을 통해, 미국을 '상처입은 사자'에 비유하면서 주변을 배려할 여유를 상실한 미국을 잘 달래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환율전쟁을 소규모 전투에 불과하게 만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해 주목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표출된 유권자 분노는 '빙산의 일각'

로고프 교수는 G20 정상들이 미국의 무역 불균형을 조정하자는 제안에 대해 비웃고 있지만, 현재 미국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도와달라고 간청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을 가볍게 여기다가는 화상을 입을 '불'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근 IMF(국제통화기금)와 ILO(국제노동기구)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전세계에 실업자가 3000만명이 증가했는데 그 중 4분의 1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로고프 교수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엄청난 국제무역 마찰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면서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표촐된 유권자의 분노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칼럼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수입제품에 무거운 관세를 매기는 식의 보호무역 조치는 중국이 보복을 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자기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미국의 정치환경은 이런 조치를 취하게 만드는 포퓰리즘이 득세할 여건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중간선거로 공화당이 득세한 미국의 새로운 의회는 수렁에 빠진 미국 경제에 대한 희생양을 찾고 있다. 게다가 노동계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자유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에 호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로고프 교수는 "무역마찰이 끓어오른다면, 현재의 환율전쟁은 훨씬 더 큰 전투에 속하는 소규모 분쟁에 불과했던 것으로 회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득권 부여잡고 도와달라는 미국, 어찌할 것인가

칼럼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경제 패권은 막을 내릴 단계에 와 있다. 중국와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가들은 떠오르는 세력이다. 이런 세력 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글로벌 경제는 더욱 공정하고 번영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희망사항에 불과할지 모른다. 로고프 교수는 "미국은 현재 실업률은 높고, 통화정책은 한계에 도달해 수출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어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여의치 않으면 무역마찰로 세계화가 급격하게 역주행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미국이 달러 기축통화의 기득권을 부여잡으면서 도움을 청하는 한, 다른 나라도 돕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행 국제통화시스템이 붕괴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휩쓸면서 글로벌 경제가 대공황급 파국으로 치닫는 시나리오를 거론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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