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서해가 아닌 동해에서 실시되는 쪽으로 변경된데 이어 서해에서 예정된 대(對)잠수함 훈련은 한국이 사실상 단독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한 직후 정부에서 쏟아져 나왔던 대북 군사훈련 계획은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 1차적으로 중국의 반발 때문이지만 '한국을 지지한다는 목소리는 크게, 행동은 작게'라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연합뉴스>는 16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말께 동해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7함대 항모 전투전단의 일정상 (서해 대잠훈련에) 미군 전력이 참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다만 대잠훈련이기 때문에 한국 해군과 정기적으로 열리는 대잠회의에 참가하는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또는 구축함 1~2척 정도는 참가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군이 사실상 단독 혹은 주도적으로 실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공언을 무색케 하는 결론이다. 김 장관은 지난 5월 24일 "가까운 시일 내에 서해에서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 훈련에는 한국과 미국의 최정예 전력이 참가해 북한의 수중 공격에 대한 방어 전술과 해상 사격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군 주도의 대잠훈련은 6월 중순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전후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천안함이 침몰한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도 일부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황해(서해) 및 기타 중국의 근해에 진입해 중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친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현 상황에서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통해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유관 당사국이 이 지역 국가의 안보와 신뢰, 선린우호 증진, 지역의 평화와 안정 수호에 유리하게 행동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