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정원 "황장엽 살해 지령 北직파간첩 2명 구속"

"정찰총국 소속…동일 지역 탈북자와 대질신문 받다 탄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와 국가정보원은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위장탈북해 국내에서 황장엽 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가 있다며 김명호(36) 씨와 동명관(36) 씨를 20일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이 작년 11월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인 김영철 상장으로부터 황장엽 살해 지시를 받고 한 달 뒤 중국 옌지를 거쳐 탈북자로 가장해 태국으로 밀입국했다가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들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인민군 소좌 계급인 이들이 남파를 앞두고 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위장했으며 특히 동 씨는 황장엽의 친척인 것처럼 신분을 속여 "황장엽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해 남조선행을 택했다"며 탈북 이유를 둘러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국내로 들어온 뒤 탈북자 심사 과정에서 꾸며낸 인적사항과 동일한 지역 출신의 탈북자와 대질신문을 받다가 가짜 경력이 모두 탄로나는 바람에 황장엽 암살 지령을 받고 들어왔다는 사실을 털어놨다고 검찰은 밝혔다.

북한 정찰총국은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해오던 '35호실'과 작전부, 정찰국이 지난해 인민무력부 산하로 통합된 확대 기구다. 검찰은 이들과 접선하려던 국내 고정간첩망이 있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