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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가다 KBS는 '정부 하청 프로덕션'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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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가다 KBS는 '정부 하청 프로덕션' 전락"

언론노조 KBS본부 "무분별한 정부 협찬 문제" 비판

최근 한국방송(KBS)이 거듭된 정부 협찬 프로그램으로 논란을 빚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에서 "단순 협찬을 넘어 정부 홍보의 주요 도구로 던락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정부 협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최근 KBS는 경찰청의 협찬을 받아 제작되고 있는 <수상한 삼형제>, 법무부 협찬으로 논란을 일으킨 <미녀들의 수다>, <과학카페>의 농림수산부 협찬 논란, <열린음악회>의 한국전력 협찬 논란 등 드라마, 예능, 다큐프로그램 등 전 영역에 걸쳐 정부 협찬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KBS가 정치 권력과의 긴장의 끈 놓아버린 것"

KBS본부는 공방위 보고서에서 "정부협찬 문제가 이제는 단순 협찬을 넘어 정부 홍보의 주요 도구로 전락하는 등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와 버린 것"이라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KBS가 정부와 정치 권력과의 긴장의 끈을 놓아버림으로써 무분별한 정부 협찬이 야기할 문제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특히 이병순 사장 재임기간에는 정부기관 협찬이 제작비를 아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있다"며 "최근 논란이 된 법무부 협찬 건도 이병순 사장 재임 기간인 2008년 말에 들어온 것으로 애초에 보도본부 기자들의 반발로 잠정 중단됐다 2009년 다시 추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제작자의 건전한 상식에서는 아무리 돈을 받는다고 하지만 <미녀들의 수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조차 관제성 국민 계도 내용을 굳이 방송해야 하는지, 꼭 장관을 출연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지않을 수 없다"며 "현재 KBS에는 '묻지마 협찬'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협찬 내역 투명하게 공개하고 '상한제' 만들어야"

이들은 지난 31일 <열린음악회>가 한국전력공사 협찬으로 제작, 방송된 것을 두고 "이 프로그램에서는 MC가 수차례에 걸쳐 원전 수주를 '국가적 쾌거'라 부르며 극찬했고, '정부, 원자력 산업계, 학계 등 모두가 힘을 합해 이룩한 쾌거'라는 자막까지 나왔다"면서 "이번처럼 정부의 성과물을 드러내놓고 타이틀에 걸었던 적은 찾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농림수산부의 협찬을 받아 사실상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방영된 <과학카페>의 경우 "정부 부처가 특히 외주제작사를 통해 협찬을 주어 제작한 프로그램의 경우 정부 부처의 의견이 더욱 일방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단 정부 협찬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 건전한 공론을 가능케해야 한다"면서 "특히 외주업체를 통한 협찬은 정부기관의 이해가 일방적으로 관철될 가능성이 큰 만큼 더더욱 협찬 내역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최근 몇년간 정부 기관으로부터의 협찬 내역을 파악해 일정 시간이나 금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상한을 둬야 한다"면서 "이런 제도적 장치 없이 '돈이 생겨 좋은 일'이라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KBS가 정부 기관의 하청 제작 프로덕션이 아니냐는 비난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언론노조 KBS 본부는 정·부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에 돌입했다. KBS 본부는 지난 27일부터 오는 7일까지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오는 8일부터 이틀간 정·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위원장 후보에는 현 보도본부 2TV 뉴스제작팀 소속의 엄경철 기자, 부위원장 후보에는 TV제작본부 교양제작국 소속 이내규 PD가 출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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