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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의 '동아시아 공동체' 10년 내 가능"

월러스틴 "독일 잃은 미국, 이젠 일본 떠나보내야 할 차례"

'세계체제론'의 이매뉴얼 월러스틴 미 예일대 석좌교수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대해 "향후 10년 내에 가시적인 움직임을 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월러스틴 교수는 1일 미 빙햄턴대 페르낭브로델센터 웹사이트에 올린 논평문에서 작년 민주당 정권 수립 후 미국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일본, 오래 전부터 거리두기를 시도해 왔던 한국, 지정학적 자신감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중국을 거론하며 이 같이 말했다. (☞원문보기)

그러면서 월러스틴 교수는 독일과 프랑스가 러시아에 가까워졌고, 일본과 한국이 중국 쪽으로 다가가면서 미국이 2차 대전 후 헤게모니 국가로서 세계를 경영하는 데 양대 교두보(solid rock)가 되어 왔던 독일과 일본에 더 이상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월러스틴에 따르면, 2차 대전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은 오랫동안 보수 정당에 의해 지배되면서 미국과의 긴밀한 동맹 정책을 취해 왔다. 독일은 기민련(CDU)이 지배했고, 일본에서는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오랜 시간 헤게모니 정당이 되면서 미국의 지정학적 위상을 강력히 뒷받침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1969년 사민당이 집권해 소련과의 화해를 추구하는 동방정책을 실시하면서 미국과의 동맹이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경향은 그 후로도 계속됐고 마침내 독일은 지난 200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프랑스, 러시아와 손잡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 결의안을 부결시키기에 이르렀다.

▲ 작년 10월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장면. 이명박 대통령 외쪽으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청와대

일본에서는 작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그러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민주당은 미국과의 "굴종적인"(subservient)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1996년 발표한 글에서 미일 안보조약을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며 일본은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토야마 정권 수립 후 미국과 일본은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 이전 문제 때문에 갈등을 빚고 있고, 하토야마 총리는 과거 자민당 시절 양국이 맺었던 약속을 흔들며 미군이 오키나와에서 완전히 나가길 원하는 것 같다고 월러스틴은 말했다.

게다가 미국과 일본이 과거 맺었던 비밀 핵 합의가 공개되고, 하토야마 총리가 미국을 빼고 한-중-일만 참여하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공개적으로 외치면서 미일 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월러스틴은 진단했다.

하토야마의 그 같은 입장에 대해 미국은 처음엔 "대중 영합적이고 경험이 없는" 정부의 레토릭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하토야마가 오키나와 기지 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계속 유지하자 미국은 그를 점점 불신하게 됐고 일본의 지정학적 전략 전환으로 보이는 그 같은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하토야마에게 "초초해지고" 있으며, 일본의 입장이 생각보다 훨씬 더 "문제적"일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러스틴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하토야마에게 일본의 언론들이 경고를 하고 있지만 과거 독일의 보수 언론들도 마찬가지였다며 "하토야마가 국내정치적 압박 때문에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그게 과거의 긴밀한 관계로 돌아가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월러스틴은 "현재 한국의 보수 정부는 (하토야마의) 일본에 대해 미국과 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의 거리두기는 한국에서 훨씬 오래 전부터 시작됐고, 처음으로 거리두기가 시작됐을 때 한국에서는 지금과 똑같은 보수 정당이 정권을 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월러스틴은 또한 "2003년 한국 정부는 과거 20년 동안 비밀리에 우라늄을 농축하고 플루토늄을 추출해 왔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며 한국원자력연구소의 핵개발 의혹 사건을 거론했다. 그리고는 당시 한국이 밝힌 내용은 현재 비난을 받는 이란의 핵 개발 수준보다 더 진전된 것이었다면서 "그 의혹은 IAEA에 의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되지 않았지만, 한국이 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얼마나 많은 자율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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