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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MB정부 출범 19개월 만에 개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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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MB정부 출범 19개월 만에 개최 합의

양보 주고받기로 성사…南, '10차 회담' 명기 거부

남북은 28일 끝난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내달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26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의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발표한 합의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제2항을 통해서는 이산가족 문제 등 "적십자 인도주의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견지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10월을 끝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년 만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열리게 됐다.

이번 합의는 현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이뤄진 남북 준(準) 당국간 합의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지난 16일 만남에 따른 것이다.

합의서 2항은 남측이 이번 회담에서 제기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비롯해 식량 등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포함해 남북간 인도주의적 현안들을 계속 협의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 상봉과 관련해 남북은 단체상봉 행사는 작년 7월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가족별 상봉은 금강산호텔 등 기존 시설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방치돼왔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가 사용되는 계기를 맞았다.

남측은 전날 회의에서 군포로·납북자 문제와 추석 상봉 이후 추가 상봉을 합의문에 명시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추석 상봉에 국한돼야 한다는 북측의 완강한 입장 때문에 결국 남측이 양보하게 됐다.

반면 북측은 날짜와 장소에서 남측의 주장을 수용했고, 합의문에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정신에 따라' 등과 같은 문구를 넣지 않는 것을 받아들였다.

한편, 지난 2000년부터 진행돼 온 남북 적십자회담의 관례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제10차 회담이 된다. 그러나 이번 합의서엔 남측의 주장에 따라 차수를 명기하지 않은 채 '남북적십자회담'이라고만 표기됐다. 전임 정부와 선을 그으려는 이명박 정부의 뜻이 드러난 것이다.

[합의서 전문]

남북은 2009년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 적십자회담을 갖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다음과 같이 진행한다.

① 상봉규모는 남과 북이 각각 100명씩 하기로 한다.

② 생사확인의뢰서는 9월 1일 쌍방이 각기 200명씩, 회보서는 9월 15일, 최종명단 100명은 9월 17일에 교환한다.

③ 상봉 장소는 단체상봉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개별상봉은 금강산호텔 등 기존 시설에서 하기로 한다.

④ 쌍방은 상봉의 원만한 보장을 위해 선발대사업을 상봉시작 5일 전부터 진행한다.

2.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 등 적십자 인도주의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견지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

2009년 8월 28일

남북적십자회담 남측대표단 수석대표 김영철
북남적십자회담 북측대표단 단장 최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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