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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부정선거 의혹' 시위 전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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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부정선거 의혹' 시위 전국 확산

"반나절만에 4천만장 수동 개표 완료, 어떻게 가능한가"

최근 대선을 치른 이란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대대적인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17일 미국의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대선 이후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시작된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친정부 민병대가 총격을 가해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란 국영 라디오 방송의 발표에 따르면 15일 테헤란 도심 시위에서만 7명이 사망했으며, 일부 언론들은 사망자가 12명이라고 보도했다.

▲ 한 이란 대학생이 "아마디네자드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고 쓴 종이를 내보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10km에 달하는 시위행렬에 민병대 총격

사망자가 처음 발생한 테헤란 도심 시위 때는 10km에 달하는 시위행렬이 이어졌으며, 민병대는 이 시위 행렬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2일 대선에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62.6%를 득표해 33.7%의 지지를 받은 무사비 전 총리에 대해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촉발됐다.

이번 시위 규모는 최대 200만명이 참가했다는 주장이 나올 만큼 지난 1979년 이슬람혁명 당시를 방불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결과에 대해 이처럼 격렬한 반발이 일어난 배경에는 이번 대선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분노가 있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한 번 바꿔보자는 젊은이들의 참여 열기가 높아 4600여만명의 유권자중 85%라는 사상 최고의 투표 참여율을 기록했으며, 유권자 3분의 1이 무사비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30세 미만이라는 점에서 지지자들은 무사비 후보의 낙승을 확신했다.

패배한 무사비 후보도 "자체조사 결과 65%의 지지로 내가 당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었다.

물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빈민 지원 정책의 헤택을 본 1200만명 등 주로 저소득층과 개혁파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꺼리는 기득권 세력이 결집해 아미디네자드가 50%가 넘는 득표율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한 이란 선거 전문가들도 있다.

불투명한 선거, 근본적으로 신뢰 결여

하지만 이란의 선거는 국제감시기구의 참관을 배제하는 등 투명성이 결여된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 아마디네자드의 승리를 예견한 전문가들도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일 정도다.

바로 이 점에서 패배한 후보 측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않고 분노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특히 <AP> 통신은 "손으로 쓴 투표용지 4000만 장을 몇 시간만에 수동 개표해 승자를 선언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것이 이란 대선에 제기되는 가장 핵심 의혹"이라고 전했다.

3900여만 장의 투표 용지는 일일이 손으로 개표해서 불과 12시간만에 집계 발표가 이뤄졌다. 통상 역대 대선 개표 결과는 최소 24시간 이상 걸렸다.

심지어 이란 내무부는 투표 마감 후 불과 1시간 30분만에 개표 첫 500만 장의 집계 결과를 발표하고, 이후 4시간에 걸쳐 시간당 500만장씩의 속도로 개표 결과를 집계하는 놀라운 속도를 보였다.

'신의 뜻'이라던 하메네이도 부정선거 의혹 조사 지시

이런 의혹과 함께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지자 신정(神政)체제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도 입장을 바꿨다. 하메네이는 개표 결과가 나오자마자 '신성한 평가'라며 곧바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으나 이틀만에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지시했다. 또한 하메네이는 16일 "필요할 경우 부분적 재개표에 찬성한다고 말한 것으로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문제는 이란의 대선은 집권 세력으로부터 결코 독립적이지 않은 내무부와 헌법수호위원회가 주관한다는 점이다. 하메네이가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곳도 헌법수호위원회라는 점에서 무사비 후보측조차 "조사 결과, 승부가 뒤집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위가 1999년과 2003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때처럼 열흘 정도만에 별다른 소득 없이 강경 진압에 의해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은 당시에는 정치세력화하지 못한 민중시위였던 반면, 이번에는 정치세력과 민중봉기가 결합한 형태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규모 시위가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국제사회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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