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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국방 "北정권, 부도덕·무책임·반인권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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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국방 "北정권, 부도덕·무책임·반인권 집단"

브레이크 없는 호전적 발언, 북한 반발 유도하나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북한 정권을 "부도덕하고 무책임하며 반인권적"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방 당국이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해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이 장관의 호전적인 발언은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민족적 도발행위 서슴지 않아"

문제의 발언은 이상희 장관이 지난 8일 전 군에 보낸 '장관 메시지 15호'에 담겨 있었다.

<동아일보>와 <연합뉴스>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이 장관은 메시지에서 "북한 정권은 인민들의 삶과 행복보다는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우선시하는 부도덕하고 무책임하며 반인권적 집단"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 장관은 이어 "(북한 정권은) 비이성적이고 폐쇄적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반민족적 도발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일은 경제기반이 피폐해지고 주민들이 굶주리는 비참한 현실은 도외시한 채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그리고 긴장조성을 통해 오로지 정권 세습을 위한 후계구도 구축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그는 "적이 도발해올 때에는 단호하고 명확한 우리의 원칙에 따라, 즉 현장에서 현장지휘관이 현장의 가용한 합동전투력으로 최단시간 내에 승리로써 작전을 종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도발할 경우 현장 지휘관이 주도적으로 육·해·공군의 합동 전력을 동원해 신속히 작전을 끝내라는 지시로 해석됐다.

김장수 전 국방장관 "이상희 장관, 자극적 발언 삼가야"

이상희 장관은 지난 2월 20일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에 출석해 북한이 미사일을 쏠 경우 발사 지점을 타격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종종 해왔다.

이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써 응당 할 말을 했다는 반응도 있지만,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도발을 부추기고 따라서 오히려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비등하다.

더군다나 이번 메시지처럼 북한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국방'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최소한의 남북 대화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급기야 국방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의 북한에 대한 강경 일변도 대응이 남북대치 상황을 자칫 '전면전'으로 내몰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남북의 군사적 엄포가 최고 수위에 이르렀고 이제 상대를 향한 경고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만 남았다"며 "이 장관이 대비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은 삼갔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교전수칙에 따른 현장지휘관의 초동 대응은 필요하지만 제한적이어야 한다"며 "이후엔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장 지휘관이 승리로 작전을 끝내야 한다"는 이 장관의 '지침'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전문가인 정창현 <민족21> 대표 편집주간은 10일 '<민족21> 100호 발행 기념 토론회'에서 "이상희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이 곧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은 대화의 장이 열려있다고 하는데 외교안보라인에서 조율되지 않은 발언이 계속 나오면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서해상 교전이 일어나면 북한은 현장 지휘관 수준이 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의 지휘에 따를 것이므로 자기들 입장에서도 질 수 없는 싸움"이라며 "따라서 확전 가능성까지 고려해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올 것이고 실제로 확전 가능성이 높은데 국방장관이 너무 강하게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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