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대북특사로 임명된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 대사가 내주초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방문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낮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즈워스 특사를 6자회담 당사국인 이들 4개국에 파견, 핵검증 문제를 둘러싸고 교착상태인 6자회담의 재개문제를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보즈워스 특사는 베테랑 외교관으로 북한의 핵프로그램 및 핵확산은 물론 북한의 인권과 인도주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문제를 다뤄나가게 될 것"이라며 "보즈워스 특사는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 북한을 국제사회의 건설적인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클린턴 장관은 "보즈워스 특사는 북한 및 다른 파트너들과의 고위급 대화를 촉진하고, 6자회담을 진전시키는 동시에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의 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즈워스 특사의 4개국 순방에는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의 뒤를 이어 북핵 6자회담의 수석대표를 맡게될 성 김 북핵특사가 동행하며, 회담결과는 클린턴 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특사의 순방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북한 로켓 발사 문제에 대한 한, 일, 중, 러 정부와의 공동대처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보즈워스 특사는 4개국 순방기간 북한과의 접촉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만남여부는) 순방지에서의 협의결과와 북한의 반응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사의 이 같은 언급은 이번에 북한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은 적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 베이징 등지에서 북한 당국자와 접촉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보즈워스 특사는 이달 초 민간차원에서 방북한 경험을 근거로 "북한은 외부세계와 더불어 살아갈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즈워스 특사는 "(북핵 해결과 개방문제 등은) 매우 복잡한 이슈이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주변국의 의도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 힐 차관보는 기자들과 만나 "배제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인정도 하지 않겠다"고만 말해 아시아 순방기간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방북이 성사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보즈워스 특사 임명을 계기로 북한 협상상대의 격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 일, 수 주 내에 북한에서 그런 결정이 내려지기는 힘들겠지만, 때가 되면 외무성 부상 윗선의 적당한 협상상대와 만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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