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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보수단체 'MBC노조 고소'에 언론노조 '옭아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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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보수단체 'MBC노조 고소'에 언론노조 '옭아매기'?

무리한 수사 논란… 검찰은 "파업 불법" 선언에 <PD수첩> 수사 재개

한나라당의 언론 관계법 기습 상정을 규탄하는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의 파업이 시작된 첫날인 26일 검찰이 "언론노조의 파업은 불법"이라고 규정하자 경찰이 언론노조와 MBC 본부 집행부를 대상으로 무리한 수사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마음대로 피고발인 확대? …무리한 수사 논란

경찰은 26일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박성제 언론노조 MBC 본부장, 정영하 사무국장, 최성혁 조직국장 등에게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가 제기한 '업무방해 피의사건'을 이유로 27일 오후 2시까지 서울 영등포 경찰서로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발송했다.

봉태홍 대표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MBC 노조의 파업은 노동조건과 무관한 정치 파업으로 불법 파업인데도 사측에서 솜방망이 징계만 해서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오늘(26일)부터 시작한 파업에 대해선 다음주 중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참여했다 지난 17일 법원에서 기각 결정을 내리자 다음날 MBC 노조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봉 대표는 MBC 노조 집행부인 박성제 위원장과 정영하 사무국장, 최성혁 조직국장 만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는데도 경찰이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까지 고발 대상으로 확대시켜 출석을 요구하고 나선 것.

봉 대표는 "MBC 노조 집행부 만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알지도 못한다다"며 "대상 판단은 경찰과 검찰이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최상재 위원장에게 발송한 출석 요구서에는 '고발인 봉태홍'으로 적시되어 있다.


이에 경찰은 해명을 거부했다. 사건 담당자인 김재승 경사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그건 (기자에게) 설명할 입장이 못된다. 본인이 원하면 본인에게 알려드리겠다"면서 '출석요구서에 고발인이 최 위원장을 고발한 것으로 적시한 것은 경찰이 공문서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법적 하자가 있다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언론노조 파업은 불법"…"<PD수첩> 파업 재개"

경찰의 이러한 무리한 수사는 검찰이 이날 언론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엄단 방침을 밝힌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장 주재로 경찰과 노동부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고 "언론노조의 파업은 언론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저지하는 데 목적이 있는 명백한 불법 파업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할 것"이라며 "불법 행위자에게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검찰은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조사도 재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26일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일부 영문 자료를 번역했던 정모 씨를 불러 최근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MBC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첫날 <PD수첩> 수사 재개를 공표한 것은 MBC 노동조합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검찰은 수입육협회 박모 회장으로부터 수입육 판매 가맹점들이 <PD수첩>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며 제작진 처벌을 원한다는 의견을 확보해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본회의 날치기 앞두고 사전 검거하고 싶은가"

이에 전국언론노조와 MBC 노조의 파업을 이번 경찰, 검찰 조사는 언론노조 파업을 '기선제압'하려는 정권 차원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본회의 날치기 통과까지 하려는 마당에 '정지작업' 삼아 사전 검거하려는게 아닌가 싶다"며 "검찰과 경찰의 무리한 조사에 대해서는 우리도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제 MBC 본부장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이 들어와도 MBC 회사 등에 업무방해 사실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오늘 남부지검에서 '언론노조 파업은 불법'이라며 지시가 내려가니까 경찰이 이 건을 들어 언론노조 파업을 기선제압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명백한 정치수사이며 공권력을 동원해 투쟁력을 약화시키려는 고도의 탄압인 이번 출석 요구에는 응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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