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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낳은 괴물' AIG, 과연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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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낳은 괴물' AIG, 과연 살아남을까?

끝없는 부실에도 불구 美 정부는 무한 구제금융 강행

세계 최대 보험사 AIG의 주가는 지난해 초만 해도 59달러가 넘었다. 최근 10여일간 1달러 미만으로 거래될 정도로 추락한 AIG 주가는 24일(현지시간) 41센트까지 떨어졌다. 불과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주가가 14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거래되는 기간이 30일이 넘으면 상장 폐지될 정도로 '주가 1달러'는 사실상 파산을 의미한다.

AIG는 3월 2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미국 기업 사상 분기별 최대 규모인 600억 달러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뉴욕에 본사를 둔 AIG가 끝없는 부실에 휩싸여있다. ⓒ로이터=뉴시스
한해 1000억 달러 손실 내는 '부실 제조기'

AIG가 지난해 기록한 손실은 물경 1000억 달러가 넘어선다. AIG는 2007년 4분기 53억달러 순손실을 시작으로, 2008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78억달러, 54억달러 손실이 났다고 밝히더니 지난해 3분기 순손실액은 245억달러로 대폭 늘어나 세계 금융계에 충격을 주었다.

기이한 것은 미국 정부의 태도다. '대마불사'를 내세우며 구제금융을 요청한 리먼브라더스에게는 "시장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면서 파산을 방치했던 재무부는 정작 실제 부실이 얼마인지도 파악되지 않은 AIG에게는 불과 이틀 뒤에 원칙을 바꿔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실제 부실도 파악 못한 채 전폭적 구제금융 지원

지난해 9월 미국 정부는 8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투입해 80% 가량의 지분을 우선주 형태로 취득하는 등 지난해 11월까지 AIG에 15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돈은 장부에서도 잡히지 않은 채 대부분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AIG가 실상은 더 많은 손실이 있는데 엄청난 분식회계로 감추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또한 아무리 대마불사라고는 하지만 이미 망한 기업에 천문학적인 혈세를 퍼붓기만 하는 정부의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비등한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4분기의 엄청난 순손실을 이유로 AIG는 뻔뻔스럽게 또다시 미국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나섰다.

구제금융을 주지 않으려면 우선주 79.9%를 보통주로 전환해 국유화를 하라는 '배째라' 방식이다.

AIG는 은행으로 치자면 자산 규모로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갈 정도로 대형 금융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은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방 정부 차원의 감독을 포기했다. 그저 일개 보험업체로 분류해 주 정부 차원의 규제를 받게 한 것이다.

이때문에 윌렘 뷰이터 런던정경대 교수는 "파산할 경우 전세계적인 타격을 줄 정도의 금융업체가 뉴욕 주의 몇몇 지방관리들에 의해 규제를 받는다니, AIG가 알래스카에 등록된 업체가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느껴야 하나"라고 개탄했다.

감독은 포기하고 지원은 내 책임이라는 美정부

연방 정부의 감독 대상이 아니라면 파산할 경우도 연방 정부가 나설 대상이 아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AIG가 파산하면 충격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연방 정부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정부가 특정 보험업체에 구제금융을 결정한 것 자체가 사상 처음이다.

게다가 AIG가 파산 위기에 몰린 이유는 정상적인 보험계약들이 주변의 상황악화로 부실화된 때문이 아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한 파생금융상품에 투기적으로 손을 댄 '탐욕'의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연방 정부가 세계 최대의 보험사가 가입자들의 돈으로 투기를 일삼는 것을 방치해온 것이 정경유착의 산물이라는 의혹을 벗으려면, 최소한 AIG의 경영진과 주주는 물론 채권자에게 징벌적 대가를 치르게 하는 방식으로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 뷰이터 교수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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