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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보험사 AIG는 '제2의 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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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보험사 AIG는 '제2의 엔론'?

조세회피지 이용해 자료공개ㆍ납세의무 회피

시티그룹과 함께 미국 양대 금융그룹으로 꼽히는 AIG가 '제2의 엔론'이 될 것인가.

AIG는 얼마전 현대투신 인수협상을 벌였던 세계최대 보험사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계 금융그룹이다. 그런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건강악화설이 나돌고 있는 모리스 그린버그 AIG 회장(76)이 아직 후계자도 임명하지 못한 데다가, 투명하지 못한 기업지배구조와 경영행태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AIG 시가총액중 최고 1천2백억달러가 거품**

AIG는 전세계 3백개의 지점에 8만5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 항공리스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있는 미국의 대표적 금융회사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엔론 사태로 인해 미국 금융시장의 허점으로 밝혀진 문제점들, 즉 월가 투자기관 내부의 이해 상충, 분식회계, 역외 위장회사, 막대한 금융부실, 스타 최고경영자에 대한 맹종, 과대평가된 주식 등 '주식회사 미국'이 현재 당면한 금융현안들이 AIG에 모두 적용된다.

AIG는 시가총액 1천9백억 달러로 금융기업으로는 시티그룹의 2천2백50억 달러에 이어 미국 2위에 랭크돼 있다. 약 17년간 이 기업의 수익곡선은 상승세를 지속해 투자자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 금융환경이 달라졌다.

이코노미스트는 "AIG 산하 은행들이 본사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보험료를 빼내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AIG에 대한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전망이 객관적이라고 보장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2000년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30%나 떨어졌다. 그러나 금융시장 조사기관 퍼스트 콜에 따르면, 어떤 분석가도 '매도' 의견을 낸 적이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AIG의 허상을 벗기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 예로 뉴욕의 금융컨설팅사 시버리 인슈어런스 캐피탈이 AIG의 주요사업들을 경쟁업체들과 비교한 결과를 보자.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 항공리스 등 각 사업별로 1위 기업과 비교하면 AIG의 시가총액은 1천억 달러 가량 감소돼야 정상이며, 규모와 금융자본에서 비슷한 보험사들과 비교할 때 그 차이는 더욱 커서 1천2백억 달러가 줄어들어야 한다.

현재의 시가총액을 유지하려면 AIG의 수익은 적어도 향후 25년간 비슷한 기업들보다 3분의 2 정도 더 빠른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게다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AIG의 경영, 회계, 전망 등에 대해 특별히 투명한 공개를 하도록 권고되었다.

***"AIG는 미국에서 가장 투명하지 않은 기업"**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코노미스트지는 " AIG처럼 불투명한 경영을 하는 대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몰아붙였다.

겉으로 보기에 AIG는 미국기업의 간판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맨해턴 고층빌딩의 본사에 이사진도 미국을 대표할 만하다. 국회의원과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바버 코너블, 무역대표부 대표를 지낸 칼라 힐스, 최근 유엔 대사가 된 리처드 홀부르크 등 화려한 면면들이 이사진으로 포진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AIG가 미국 기업인지도 불확실하다. 전세계 AIG 산하법인 중 50개가 정보공개 및 납세 의무가 없는 텍스 헤이븐(조세회피지)인 버뮤다에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법은 기업지배구조와 임원의 보수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AIG의 14%의 지분(2백6억 달러 상당)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AIG에서 이 지분은 보수체계 결정과 기업지배 구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지분의 소유주는 1919년 상하이에 설립된 스타 인터내셔널(창업주 코넬리우스 반더 스타의 이름에서 명명됨)로 되어 있다. 스타 인터내셔널은 1970년 AIG가 상장될 당시 AIG를 소유한 8명의 주주가 출자한 사기업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AIG 주식으로 1억2천만 달러를 출자했다.

현재 약 8백명에 달하는 AIG 간부들이 스타 인터내셔널의 주주로 있다. AIG의 고문변호사는 "버뮤다 우체국 사물함 주소가 이 회사의 등록지"라고 주장하지만, 버뮤다의 등기소에 있는 이 회사관련 서류에는 진짜 주소가 엉뚱하게도 파나마로 되어 있다.

미국 2위 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미국법과 납세 의무로부터 벗어나 있음을 뜻한다.

***투기 업무에도 적극 참여**

AIG가 미국 규제당국에 제출하는 서류는 엄청난 양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정작 중요한 사항은 알 수 없다.
AIG는 보증보험 가운데 4분의1 가량을 리스크헤징(위험회피)을 목적으로 재보험에 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떤 항목들이 이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다. 분식회계는 아닐지라도 불투명한 경영으로 지적될 사항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AIG는 아직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나, 엔론 사태로 6천9백만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IG는 또 PNC 파이낸셜 은행과 거래를 하면서 역외장부를 두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IG는 단기차익을 노려 위험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IG가 파생상품에 투입한 금액은 1999년 1백70억 달러에서 2000년 3백30억 달러로 증가추세에 있다.

AIG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로부터 AAA 등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금사정이 좋게 나타나 있는 전통적인 장부 분석에 주로 따른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해 말 90달러 선에서 70달러 선으로 내려앉은 주가에서 보듯 AIG의 불투명한 경영행태가 계속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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