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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공식 취임…미국의 새 역사를 쓰다

200만 인파 뜨거운 환영…"새로운 책임의 시대" 강조

버락 오바마가 20일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 '부시 시대' 8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최악의 경제 위기와 실추된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자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낮 12시 경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낭독하는 선서문을 따라 "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미 합중국의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헌법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제44대 대통령이 됐다.

▲ 취임 선서 장면 ⓒ로이터=뉴시스

"미국 개조 작업 다시 시작하겠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서 후 취임연설에서 경제위기 및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언급하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은 실제상황이며, 쉽거나 짧은 시간에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할 수 있고,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오늘 우리는 두려움 보다 희망, 갈등과 반목 보다 목적을 위한 통합을 위해 모였다"며 "우리는 우리 정치를 너무나도 오랫동안 옥죄어 온 사사로운 욕심과 허황된 약속, 비난과 낡은 도그마를 종식시킬 것을 선언하며, 오늘부터 '미국 개조'를 위한 작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책임의 시대"라면서 "어려운 과제에 우리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일 보다 우리의 정신을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우리의 성격을 규정짓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상황은 과감하고도 신속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초를 닦는 등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언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경제위기는 감독의 시선이 없을 경우 시장은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며, 오로지 부유한 자들만을 위하면 국가는 장기간 번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재삼 일깨워줬다"고 말해 금융 감독 기능의 강화 방침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큰지 작은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 혹은 '시장이 선한지 악한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감시가 없다면 시장은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된다'고 말해 이념이 아닌 실용의 눈으로 정부 및 시장을 개혁할 것임을 내비쳤다.

대외정책과 관련해 그는 "미국의 앞선 세대들은 미국의 힘이 우리가 힘을 신중하게 사용할 때 나오며, 우리의 안보는 대의명분이 올바를 때 나온다고 믿었다"면서 "우리는 이런 유산을 다시 한 번 이어받아 다른 국가들과 더 많은 협력과 이해를 통해 안보위협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의 힘에 의존한 일방외교에서 탈피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라크를 주민들에게 책임있게 넘기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어렵게 얻은 평화를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오래된 친구는 물론 예전의 적들과 함께 핵위협을 줄여나가는데도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나 이란 등 특정 국가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 의사당 취임식 행사장 ⓒ로이터=뉴시스

200만 인파 가득 메운 행사장 풍경

이날 취임식은 미국 노예해방을 선언했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에 열린 데에다가 흑인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 다음 날 치러져 미국의 인종문제 진전과 민주주의 심화라는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취임식에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 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파가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주변 야외 국립공원(내셔널몰) 및 워싱턴기념탑 일대를 가득 메워 미국의 새 역사를 자축했다. 의사당부터 백악에 이르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일대는 형형색색 인파와 성조기의 물결로 넘쳐나 장관을 이뤘다.

▲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가득 메운 인파 ⓒ로이터=뉴시스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8시 45분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성 요한 교회에서 아침 예배를 본 후 백악관으로 이동,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함께 이임하는 부시 대통령 내외, 딕 체니 부통령 내외와 커피를 마시며 환담했다.

이후 관례에 따라 로라 부시 여사는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물러나는 부시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신임 대통령과 각각 차량에 동승해 취임식이 열리는 의사당으로 향했다.

취임식은 오전 10시 30분 의사당 무대 앞에서 식전 공연이 시작되면서 막이 올랐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전직 대통령들이 중앙무대에 착석했으며 이어 바이든 부통령 가족, 오바마 대통령 가족, 로라 부시 여사와 퇴임하는 딕 체니 부통령의 부인인 린 체니 여사의 순으로 소개되면서 무대 중앙에 올랐다.

뒤이어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 바이든 신임 부통령이 무대에 올랐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5분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속에 중앙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취임식 행사준비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이 개회사를 했고, 릭 워런 목사가 기도를 했다. 그리고 '소울 뮤직의 여왕'으로 불리는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이 축가를 부른 후, 바이든 부통령이 단상에 나와 존 폴 스티븐슨 대법관 주관으로 취임선서를 함으로써 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 ⓒ로이터=뉴시스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운데 이름 살려 국민통합 의지 강조

이후 오전 11시 48분 첼리스트 요요 마와 바이올리니스트 이츠하크 펄만, 앤서니 맥길(클라리넷), 가브리엘라 몬테로(피아노) 등으로 이뤄진 4중주단이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에어 앤드 심플 기프츠(Air and Simple Gifts)'를 연주했다.

이어 파인스타인 행사준비위원장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소개했고, 로버츠 대법원장과 오바마 대통령이 단상 앞으로 걸어 나온 뒤 취임 선서를 함으로써 오바마는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선서 당시 부인 미셸이 받쳐 들고 오바마가 왼손을 얹은 성격은 링컨 전 대통령이 지난 1861년 취임식 때 사용했던 것이었다.

그 순간 해군군악대의 '헤일 투 더 치프(Hail to the Chief)' 연주와 21발의 예포는 새 대통령이 탄생했음을 미국 전역에 알렸다. 행사 참석자와 수 백 만의 인파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박수와 함께 성조기를 흔들고 환호성을 울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무대에 등장할 당시 사회자로부터 '버락 H. 오바마'로 소개됐지만 취임선서 때는 가운데 이름인 '후세인'을 정확히 살렸다. 대선 과정에서 가능한 '후세인' 이름을 밝히지 않지만 취임식에서는 이를 드러내면서 모든 인종과 종교, 세대, 남녀, 빈부의 차를 극복하고 통합의 리더로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어 오바마의 취임연설이 있었고, 그 후에는 시인 엘리자베스 알렉산더가 나와 축시를 낭독했으며, 조지프 로워리 목사의 축하기도와 해병대밴드의 국가 연주로 공식 행사가 막을 내렸다. 부시 전 대통령은 헬리콥터를 타고 행사장을 떠나 고향인 텍사스주로 향했다.

▲ 떠나는 부시 내와가 오바마 신임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취임식 후 퍼레이드 장면 ⓒ로이터=뉴시스

취임식 후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한 뒤 오후 2시 30분경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00번지까지 퍼레이드를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백악관에 도착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에는 워싱턴D.C. 일원에서 열리는 10개의 파티에 참석한다.

이날 행사는 수많은 인파로 크게 혼잡했으나 별다른 소란이나 무질서 행위는 없었다. 행사에는 8000명의 경찰이 동원됐고 총 3만2000명의 병력이 주변을 경비했다.

오바마는 앞으로 2~3일 내에 예비각료들에 대한 상원 본회의 인준절차가 마무리되면 내각의 진용을 갖추고 집권 청사진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오바마 신임 행정부는 8250억 달러가 소요될 경기부양책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오바마가 이번 주 내에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측근들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오바마는 취임 직스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을 중동 특사로 임명해 이스라엘로 파견할 예정이다.

일부 각료들은 빠르면 이날 상원에서 인준을 받게 되지만,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은 공화당의 요청으로 21일 이뤄진다.

▲ ⓒ로이터=뉴시스

▲ ⓒ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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