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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문화'는 경제파탄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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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문화'는 경제파탄 전조?

[해외시각]"숨가쁜 미국식 사업 추종의 지표"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람들의 탐욕이라고 하면,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체감지표가 있을까. <슬레이트>, <뉴스위크> 등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대니얼 그로스가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온라인 매거진 <슬레이트>'에 기고한 칼럼(원문보기)에서 "유의미하게 많은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선 것과 금융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글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유의미하게 많다는 것은 최근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방만한 자본주의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유의미한 지표"라면서 "이 지표는 미국식으로 숨가쁘게 움직이는 사업을 하기 위해, 기꺼이 전통적인 규범을 버리고 사업을 하려는 성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비싼 음료에 돈을 내는 소비자들이 많아 수십개의 매장을 들어설 여건이 된다는 것은 금융에 대한 과도한 낙관주의가 팽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이론이 확실히 정립된 것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면서도 "앞으로 경제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기에는 충분할 만큼 상관관계가 있다"면서 스타벅스 매장이 67개나 되는 금융도시 터키의 이스탄불을 지켜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 폭발사고를 겪은 한 스타벅스 매장이 파탄난 금융산업을 연상시킨다. ⓒ로이터=뉴시스

국제관계에 관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맥도널드 이론'을 기억하나? 두 나라가 빅맥을 살 여유가 있는 중산층을 포함한 대량소비사회가 되면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론이다.

"스타벅스 매장 많을수록 금융위기 겪을 가능성 높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는 국제경제학에 해당하는 '스타벅스 이론'을 제안한다. 비싸기로 유명한 스타벅스 커피 매장이 많이 들어선 나라일수록 그 나라의 금융이 재앙적 타격을 입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이번 금융위기로 초토화된 월스트리트 소재지 맨해탄에만 스타벅스 매장이 200개에 달한다. 스타벅스의 거품많은 음료들은 금융업자와 부동산업자들이 하루종일 녹초가 되도록 문제의 계약업무를 할 수 있도록 각성시키는 '경제거품의 연료' 카페인을 제공했다. 스타벅스는 전략적으로 대형투자은행이 있는 주변에 많은 매장을 두고 있다. 파산한 베어스턴스 부근의 스타벅스 매장은 이미 문을 닫았다.

스타벅스는 미국의 금융자본주의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너무 남용했다. 또한 부동산 개발업자들처럼 "매장을 열면 고객이 온다"는 모토로 매장을 난립시켰다. 주택시장처럼 스타벅스는 2006년 봄에 사업의 절정기를 맞은 뒤 가파르게 추락했다.


(스타벅스의 주가는 고점을 기록한 2006년말과 대비해서 1년이 지난 2007년말 49%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S&P 지수는 2007년 10월9일 정점을 기록하고 그해말 6%만 하락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들어 또다시 49%나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로는 74%나 폭락한 수준이다. S&P 지수는 올해 들어 36% 하락했으며, 고점 대비 39% 하락했다.편집자)

미국의 금융위기는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다. 그런데 금융거품이 붕괴되는 것과 커피 가격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스타벅스 매장의 세계적 분포도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을 볼 수 있다. 스타벅스 매장이 어느 정도 많은 나라(특히 그 나라의 금융도시)와 금융위기와는 상당히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금융위기 겪는 영국 256개, 한국 253개 스타벅스 매장

미국처럼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영국의 런던에는 256개에 달하는 매장이 있다. 은행들에게 대대적인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은 253개의 매장이 있으며,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는 스페인의 금융중심지인 수도 마드리드에는 48개의 매장이 있다. 경기과열을 빚고 있는 인구 140만 명 밖에 되지 않는 두바이에도 스타벅스 매장이 48개나 된다. 여러가지 금융사건이 터지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는 35개의 매장이 있다. 상당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호주에도 23개의 매장이 있다.

반면 스타벅스 매장을 찾기 어려운 나라도 많이 있다. 이런 나라의 은행들은 건재하다. 대체로 '스타벅스 경제'에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스타벅스가 전혀 없는 중앙아메리카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소식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남미의 은행들도 형편이 좋지는 않지만 파산사태까지 가지는 않았다.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었던 아르헨티나는 지금은 상대적으로 건실해졌으며, 이곳의 스타벅스 매장은 단 한 개다. 이탈리아는 주요은행들이 파산하는 경우가 없는데,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영업을 하지 않은 덕이 적지 않다. 이탈리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하나도 없다.

북유럽에는 전반적으로 스타벅스가 거의 없다. 덴마크에 2개, 네덜란드에 3개가 있으나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3국'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하나도 없다.

나의 가설: 스타벅스 매장이 유의미하게 많다는 것은 최근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방만한 자본주의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유의미한 지표다. 또한 미국식으로 숨가쁘게 움직이는 사업을 하기 위해, 기꺼이 전통적인 규범을 버리고 사업을 하려는 성향(스타벅스가 확고히 진출한 곳은 거의 대부분 전통적인 훌륭한 커피집이 있는 곳이다)을 보여준다.

또한 비싼 음료에 돈을 내는 소비자들이 많아 수십개의 매장이 들어설 여건이 된다는 것은 금융에 대한 과도한 낙관주의가 팽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표다.

이 이론이 확실히 정립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칠레의 산티아고처럼 비교적 많은 27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있어도 경제위기에 빠지지 않은 곳이 있다. 스타벅스 매장이 6개밖에 업지만 심각한 위기에 빠진 러시아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기에는 충분할 만큼 상관관계가 있다.

지난주 터키 이스탄불을 다녀왔는데, 서유럽의 자산과 연계된 금융자본이 크게 늘고 있다. 이곳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67개나 된다. 터키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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