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대선출정식을 열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손 전 지사는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날 대선출정식은 그간 범여권 의원들의 '손학규 쏠림' 현상과는 반대로 40여 명의 의원만이 참석해 다소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선주자 가운데에는 정동영 전 의장과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만이 참석했다.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김혁규 의원 등 신 의원 외 친노 대선주자는 모두 불참했다. 또 최근 손 전 지사를 '짝퉁 한나라당 후보'라고 지칭하는 등 맹공을 가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386 세대 '간판' 의원 중 한 명인 우상호 의원은 손 전 지사 캠프 대변인을 맡고 이날 행사 사회를 맡았다. 이 외에도 이날 행사장에는 386의원 가운데 오영식, 송영길 의원 등이 참석해 캠프 합류를 예상케 했다. 민주신당 임종석 의원은 캠프 합류를 고심했으나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기로 했다.
민자당 경력 적극 홍보?
손 전 지사는 이날 범여권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비판하는 한편 그간 언급을 회피해왔던 자신의 과거에 대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당면한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감히 자부한다"면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나섰다.
손 전 지사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대에는 민주화 운동의 선두에 서있었다.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위해 청춘을 불살랐다"며 "개혁을 요구하던 시대에는 개혁에 뛰어들었다. 군부정치를 청산하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한 개혁의 돌풍 속에 저 손학규가 있었다"고 말했다.
군부정치 청산은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단행했던 하나회 해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하나회 해체와 금융실명제 실시는 김영삼 정부의 정책 가운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몇 안되는 정책 중 하나다.
손 전 지사는 1993년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공천으로 경기 광명 보궐 선거에서 민자당 후보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그런 손 전 지사가 김영삼 정부 시절의 정책을 강조한 것은 현재 범여권의 '한나라당 전력 공방'의 뿌리가 된 자신의 민자당 입당, 활동 경력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맞대응하겠다는 의사의 표시로 읽힌다.
손 전 지사는 또 "과거 정권들이 이뤄낸 업적들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산업화 세력은 세계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빠른 근대화와 경제성장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민주화 세력은 이 땅에 민주주의와 평화를 꽃 피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지난 10년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산업화로 빚어진 불균형을 시정하려고 노력해온 시기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산업화 세력의 개발 독재와 성장일변도 발전전략은 억압과 소외라는 우리 사회의 그늘을 낳았고 민주화 세력의 개혁전략은 또다른 분열과 갈등을 야기했다"며 "성취는 성취대로 긍정하고 잘못은 잘못대로 바로잡아서 새로운 역사창조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일즈맨 대통령, 민생대통령 되겠다"
이날 손 전 지사는 자신의 국가 비전으로 '신(新)창조국가'를 내세웠다. 그는 "신창조국가는 선진경제, 통합사회, 평화체제를 지향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좌우와 동서와 노사를 한번에 아우르는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 경제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경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보다 10배는 많아져야 하고, 중소기업을 늘려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합사회는 그늘이 없는 사회"라며 "국민 대다수가 중산층으로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가자원의 획기적인 재편성을 통해 성장과 분배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겠다. 일자리, 교육, 노후, 주택 등 민생 4대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그는 평화 체제와 관련 "남북 화해와 교류증대에 큰 기여를 해온 햇볕정책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대북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은 북한의 경제 재건은 물론 새로운 역동성이 부각되고 있는 북방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대양 6대주를 날아다니며 세일즈 외교의 선두에 서는 '세일즈맨 대통령',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며 민심을 듣고 그늘 없는 사회를 만드는 '민생 대통령', 가난한 국민,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겸손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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