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향한 범여권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여타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견제구가 집중되고 있다. 일부 진영에선 손 전 지사의 정통성을 겨냥한 여론전을 강화하는 한편, 386 의원들의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운동권 연고주의' 재연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2일 '시민사회와 민주인사, 모든 양심세력에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을 내 "십 수년간 특권수구세력의 품안에서 출세의 길을 달리면서 민생, 개혁의 전진을 가로막아온 인물이 마치 승리의 대안이나 되는 듯이 몰려가는 '신종 패거리 정치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이 성명에서 손 전 지사와 그를 지지할 것으로 알려진 386의원들을 겨냥해 "단지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그를 지지하는 '운동권 연고주의'가 재연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만능주의와 성장지상주의가 몸에 밴 인물을 우리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용납할 수 있겠느냐"며 "그가 어떻게 국민과 역사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며 특권수구세력에 당당히 맞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우리 내부까지 감염시키고 있는 특권 수구의 논리에 맞서 강력한 반특권 반수구의 시대적 투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사이비 민생세력과 진정한 민생세력을 구분하고 검증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의장 쪽에서도 손 전 지사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정 전 의장 측은 '조기대세론으로는 국민의 관심을 끌수 없다'는 논리로 손 전 지사를 지지할 것으로 알려진 범여권 386 의원들의 중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전 의장 측의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짝퉁을 경계한다'는 글에서 손 전 지사의 대변인 시절 발언들을 나열한 뒤 "손 전 지사는 자신의 운동경력이 필요한 민자당에 몸을 팔고 변절하여 수구냉전 세력에 기대어 온갖 단물을 쏙 빼먹은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386의 맏형, 신계륜 합류?
그러나 이러한 경계에도 불구하고 386 세대 의원들의 손학규행(行)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우상호, 임종석 등 범여 386세대 의원들의 대거 합류가 예상되는 가운데 386 세대의 맏형 격인 신계륜 전 의원이 손 전 지사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지난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신 의원은 최근 손 전 지사의 요청으로 두 차례 회동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범여권 386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하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자문을 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의원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비서실장으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 협상을 이뤄낸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이로 인해 신 전 의원의 캠프 합류가 결정되면 손 전 지사는 자신에 대해 '범여권이 아니다'라고 규정한 노 대통령과의 관계개선도 모색해 볼 만하다는 평가가 있다.
신 전 의원은 "지금은 통합작업 마무리가 내 임무"라며 "아직은 도울 수가 없다. 현재로선 그렇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캠프 합류가 확정되면 현재 '손학규 대세론'과 '균형 흥행론' 사이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는 386 의원들의 거취도 가름될 것이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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